전체 글
-
잠 (2023)Movie/Review 2023. 12. 25. 23:25
정유미, 이선균 주연의 공포 영화 [잠]을 봤다. 봉준호 사단에 있던 유재선 감독의 입봉작. 몽유병과 빙의를 엮어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살린 작품이다. 서양에 비슷한 소재의 공포 영화가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잠]은 훨씬 절제된 스타일의 연출이 특징이다. 트레일러를 잘 만들어서 줄거리가 궁금하게 만든 점도 좋았다. 마케팅팀이 마케팅을 아주 잘했다. 중반까지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가 좋았다. 공포의 주체가 이선균에서 정유미로 넘어가는 스토리가 재밌었다. 다만 후반부와 결말이 좀 아쉬웠다. 열린 결말이라고는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 이선균이 연기를 했다는 쪽으로 더 기울게 되었다. 빙의가 된 사람은 자신이 귀신에 씐 걸 모른다는 게 보편적인 인식이다. 러닝타임 내내 이선균은 자신이 잠든 사이의 행적을 몰랐..
-
페인 허슬러 (Pain Hustlers, 2023)Movie/Review 2023. 11. 30. 21:35
데이빗 예이츠 연출, 크리스 에반스, 에밀리 블런트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페인 허슬러]를 봤다. 제약회사의 펜타닐 관련 모럴 해저드 이슈를 다룬 작품. 돈 욕심에 눈이 멀어 악인이 되어가다 정신 차리고 갱생하는 스토리는 사실 너무 많다. 결은 약간 다르지만 마약을 다룬 작품은 [돕식: 약물의 늪]도 있고,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은 [몰리스 게임]도 있다. 비슷한 작품 대비 차별점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크리스 에반스의 연기가 좀 애매했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보면 그냥 뼛속까지 나쁜 놈인데 중반부까지도 딱히 그래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캡틴 아메리카가 떠올라서 그런 걸까. 앤디 가르시아가 너무 멋있게 나와서 인상적이었다. 조지 클루니처럼 나이가 들면서 더 멋있어지는 느낌. 데..
-
불릿 트레인 (Bullet Train, 2022)Movie/Review 2023. 11. 30. 20:23
데이빗 리이치 연출, 브래드 피트 주연의 [불릿 트레인]을 봤다. 존 윅 시리즈, [데드풀 2], [분노의 질주: 홉스 & 쇼] 등을 연출한 데이빗 리이치 감독과 브래드 피트의 조합이라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애런 테일러존슨, 마이클 섀넌 등 배우 라인업도 꽤나 화려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스타일리쉬한 영상미, 입체감 있는 캐릭터 앙상블, 원작 기반의 개성 있는 스토리가 돋보였다. 많은 이들의 평처럼 가이 리치가 떠올랐다. [킬 빌], [스내치] 등의 유사한 스타일의 작품에 비하면 각본 완성도가 좀 아쉽지만 영상미가 화려해서 볼만했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이다. 속편도 나오면 좋겠다. ★★★☆
-
렌필드 (Renfield, 2023)Movie/Review 2023. 11. 19. 20:37
니콜라스 홀트,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렌필드]를 봤다. 원작 소설 드라큘라의 캐릭터인 렌필드를 소재로 해서 현대화한 코미디 영화. 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전혀 호러스럽지는 않다. 성인용 코미디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러닝타임이 짧고 코미디도 적당히 있어서 킬링타임으로 보기 딱 좋았다. 드라큘라는 캐릭터만 알지 소설 내용은 전혀 몰랐는데 궁금해졌다. 유니버셜에서 다크 유니버스로 낼 예정이라니 기다려 봐야겠다. ★★★
-
더 킬러 (The Killer, 2023)Movie/Review 2023. 11. 11. 22:39
데이빗 핀처 연출, 마이클 패스밴더 주연의 [더 킬러]를 봤다. 데이빗 핀처의 12번째 장편 연출작. 아내의 복수를 위해 나선 킬러의 이야기를 차갑고 담백하게 연출한 작품이다. 스케일이 별로 커 보이지는 않는데 제작비가 1억 7500만 달러라니 좀 놀랐다. 데이빗 핀처의 팬으로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연출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몰입감이 상당하지만 너무 담백해서 즐길 거리가 별로 없다. 건강식을 먹고 나니 자극적인 디저트가 당기는 느낌. 이번엔 [나를 찾아줘]급 작품이 나와줬으면 했는데 참 아쉽다. ★★★
-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The Super Mario Bros. Movie, 2023)Movie/Review 2023. 10. 29. 01:56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봤다. 1981년에 처음 출시한 이래로 무려 42주년이 된 마리오 시리즈를 영화화한 애니메이션. 각본은 평이하지만 영상미가 훌륭해서 볼만하다. 이번 기회에 마리오 세계관을 깊게 파보게 되었다. 메인 캐릭터들은 원래도 알았는데 마귀, 크랭키콩, 와르르 등의 서브 캐릭터들은 영화를 다 보고 찾아봤다.. 마리오 카트, 마리오 파티 등 몇 번 해본 게임의 오마주도 있어서 보는 맛이 있었다. 아마 닌텐도 팬이면 훨씬 즐길 거리가 많을 것 같다. 찰스 마티네이라는 마리오 전담 성우도 알게 되었다. 1991년부터 2023년까지 마리오, 루이지, 와리오, 와루이지 등 수많은 닌텐도 캐릭터를 연기한 성우이다. 장인 정신과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존경스럽다. 영화라기보다는 하나의 영상 컨..
-
슬픔의 삼각형 (Triangle of Sadness, 2022)Movie/Review 2023. 10. 22. 01:49
2022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을 봤다. 세 챕터로 구성된 스토리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성 평등으로 시작해서 자본주의와 계급주의까지 현대 사회의 대표적인 갈등을 제대로 풍자했다. 화장실 청소 담당 직원이 무인도에서 잘생긴 남자 모델을 끼고 사는 우두머리가 되는 설정은 참 인상적이었다. 이런 스타일로 계급 갈등을 다룬 유럽 영화가 많았다는데 개인적으론 처음 봐서 재밌었다. 평범한 관객이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와 구성도 큰 장점이다. 오랜만에 창의성 넘치는 영화를 봐서 좋다. ★★★★
-
프리미엄 러쉬 (Premium Rush, 2012)Movie/Review 2023. 10. 9. 21:59
조셉 고든-레빗, 마이클 섀넌 주연의 [프리미엄 러쉬]를 봤다. 뉴욕의 자전거 메신저를 소재로 한 작품. 교통 체증이 심하기로 유명한 도시여서 그런지 자전거 메신저가 많았나 보다. 한국으로 치면 오토바이 배달 기사다. 픽스드 기어 바이크로 이런 수준의 속도감을 연출하다니 참 신선하고 재밌었다. 다만 91분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뻔한 전개 때문에 중반부부터 급격하게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도박 중독 경찰에 맞서 중국 난민을 구출한다는 스토리로 아주 열심히 포장했지만 그럼에도 주인공 무리에게 정이 가지 않는다. 교통 법규는 깡그리 무시하고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미안' 한 마디만 남긴 채 제 갈길을 가는 꼬락서니가 아주 꼴 보기 싫다. 심지어 노 브레이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