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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포트 (The Report, 2019)Movie/Review 2025. 5. 1. 18:02
아담 드라이버 주연의 [더 리포트]를 봤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CIA 고문 실태 수사를 다룬 실화 기반의 작품. CIA의 고문에 관한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를 작성한 다니엘 J. 존스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예전에 어렴풋이 뉴스 기사로 접했던 기억이 있는데 자세하게 알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실화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인물들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자신의 5년을 바친 보고서가 공개되지 못할 위기에 처했어도 최대한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하는 다니엘 J. 존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많은 한계와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달리는 열정이 대단하다. 주인공이 때로는 열정 혹은 분노를 과하게 드러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끄는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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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딥 (2023)Book/Review 2025. 4. 28. 23:33
쿠팡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다이브 딥]을 봤다. 쿠팡의 전현직 임직원과 이커머스, 리테일 업계 전문가 수십여 명을 인터뷰하고 10여 년간 국내외에서 쏟아진 보도를 추적했다고 한다. 쿠팡의 성공 신화를 다룬 책이 꽤 많은데 그중에서 기자 출신 작가가 쓴 이 책이 재밌어 보여서 읽게 되었다. 사실 책 표지가 제일 이뻤다. 소셜 커머스로 시작해서 독보적인 업계 1위가 된 쿠팡의 역사를 가볍게 훑을 수 있어서 재밌게 봤다. 베이비팡 등 내가 임직원임에도 몰랐던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물류 배송을 직접 하기로 한 결정은 매번 들어도 정말 대단하다. 다만 아무래도 외부자가 써서 그런지 다소 피상적인 수준에 그쳤다. 필자가 쿠팡만이 할 수 있었던 업적이라며 늘어놓은 이야기 중 몇몇은 유니콘 기업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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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Air, 2023)Movie/Review 2025. 4. 28. 23:08
벤 애플렉 연출, 맷 데이먼 주연의 [에어]를 봤다. 에어 조던의 탄생 일화를 다룬 작품. 마이클 조던이 어린 시절의 본인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뒷모습만 나오긴 하지만 말이다. 마이클 조던보다는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역사를 만든 이들을 조명했다. 실화를 배경으로 한 성공 신화는 언제나 재밌다. 소니 바카로, 롭 스트라서, 피터 무어는 실직의 위험을 무릅쓰고 마이클 조던 캐스팅을 위해 온 힘을 다 한다. '그래봤자 남의 돈 벌어주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목표를 위해 열정적으로 매달리는 건 아름다운 일이다. 소니 바카로처럼 그의 꿈에 공감하고 같이 달릴 사람이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매일 새벽까지 달렸던 나의 지난날이 생각나기도 했다. 열정 하나로 거대 스포츠 기업을 일궈낸 필 나이트가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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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마일 (Last Mile, 2024)Movie/Review 2025. 4. 6. 22:28
노기 아키코의 [라스트 마일]을 봤다. [언내추럴]과 [MIU404]에 이은 노기 아키코 유니버스의 영화 신작. 데일리 패스트라는 이커머스 서비스의 물류 센터를 통해 폭탄 테러가 일어나 신임 센터장과 직원이 이를 해결하는 이야기. 이번에도 요네즈 켄시가 주제가를 담당했다. 곡명은 "잡동사니". 역시나 노래가 좋다. IT 종사자 입장에서 데일리 패스트라는 가상의 글로벌 기업은 아마존을 연상케 한다. 작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Consumer Centric이라는 문구는 아마존 리더십 원칙의 Customer Obsession과 일맥상통한다. 아마존 문화를 많이 참고한 국내 기업인 쿠팡의 리더십 원칙에도 Wow the Customer라는 항목이 있다. '고객 중심'은 기업이라면 일견 당연해 보이는 핵심 가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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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파트 2 (Dune: Part Two, 2024)Movie/Review 2025. 4. 5. 01:04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파트 2]를 봤다. 캐스팅이 더 화려해졌다. 전작 출연진에 이어 플로렌스 퓨, 레아 세이두, 크리스토퍼 월킨, 안야 테일러 조이가 합류했다. 레아 세이두가 매혹적으로 나와서 인상적이었다. 전작에 이어 영상미가 정말 압도적이다. 후반부에서 프레멘 부대가 샤이 훌루드를 타고 공격하는 장면은 정말 압도적이다. IMAX 관에서 봤으면 몰입감이 더 뛰어났을 듯하다. SF 영화이지만 세계관 특성상 아날로그적이고 판타지스러운 설정이 많아서 매력적이다. 무려 60년 전에 발간된 소설이 여태까지 인기를 유지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폴이 퀴사츠 해더락으로 각성한 후 성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점은 좀 아쉬웠다. 찾아보니 성전을 일으키지 않으면 전인류가 절멸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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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Dune: Part One, 2021)Movie/Review 2025. 4. 1. 01:03
드니 빌뇌브 감독이 제작, 연출, 각본을 맡은 [듄]을 봤다. [프리즈너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컨택트] 등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를 제법 많이 봤지만 딱히 좋아하는 감독은 아니다. 정적이고 느린 호흡이 연출 특징이라 다소 지루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155분의 긴 러닝타임을 가진 데다 파트로 나뉘어 있어서 도저히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1965년에 발간한 원작 소설에 큰 관심이 없는 것도 한몫했다. 거부감을 끝끝내 이겨내고 보니 [듄]은 영상미만으로 볼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었다. 소설의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드니 빌뇌브의 결과물은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훌륭하다. 파트로 쪼개진 탓에 기승전결이 없고 원작이 오래되어 전개가 다소 뻔한 단점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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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라 (Anora, 2024)Movie/Review 2025. 3. 16. 00:21
마이키 매디슨 주연의 [아노라]를 봤다. 23살의 애니는 집 주변 스트립 클럽의 에이스 스트리퍼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지 언니랑 같이 살고 있다. 우연히 러시아 재벌 2세인 이반을 손님으로 맞이해 개인적으로 성매매를 하고, 이반의 충동에 끌려 결혼까지 한다. 누가 봐도 사랑이 목적은 아니다. 애니는 이반을 이용해 안락한 삶을 살고 싶다. 하지만 역시나 애니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창녀와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반의 어머니가 극대노하고, 이반 집안에서 일하는 토로스가 결혼을 무효화하려고 한다. 건장한 남성이 셋이나 왔는데도 애니는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다. 오히려 격렬하게 저항해서 그들을 질리게 만든다. 이혼을 안 해보려고 온갖 노력을 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이반은 그저 부모에게 반항해 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