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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2023)Movie/Review 2024. 1. 21. 22:27
김지운 감독,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을 봤다.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배우가 함께 설립한 앤솔로지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작품. 1970년대 한국 영화계를 배경으로 극중극 형식을 취하고 있다. 구성 측면에서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상당히 흡사하다. 김열 감독의 꿈을 이루는 데에는 장애물이 너무도 많다. 재촬영을 탐탁지 않아 하는 제작사와 배우들부터 정부의 검열을 거쳐야 하는 환경, 넉넉지 않은 예산과 시간까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제약 사항이 너무나도 많다. 유일하게 그를 믿어주고 응원하는 미도가 있지만 그녀도 다 잘할 수는 없고 역량의 한계가 있다. 때문에 감독은 자신이 재능이 없어서 이렇게 힘든 것이 아닌지 자문하며 괴로워한다. 리더의 고뇌와 고충이 느껴진다.. 하지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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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 (2008)Movie/Review 2024. 1. 14. 19:29
하정우, 전도연 주연의 [멋진 하루]를 봤다. 건조하면서도 감성적인 재밌는 작품이다. 어느덧 15년이 지난 2008년의 서울 풍경을 채무 관계로 얽힌 헤어진 연인의 모습과 함께 담아냈다. 하정우와 전도연의 일상 연기가 돋보이는 좋은 연출과 각본이다. 하정우가 연기한 조병운은 정말 개성이 넘치는 인물이다. 마냥 가볍고 민폐스럽다가도 서글서글하고 다정한 면도 있는 사람. 감독의 의도대로 선악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저 사람과 현실에서 만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닮고 싶다. 삶을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능력이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인상적인 영화. 마지막 전도연의 미소가 기억에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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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잭의 집 (The House That Jack Built, 2018)Movie/Review 2024. 1. 8. 00:51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살인마 잭의 집]을 봤다. 라스 폰 트리에답게 수위가 굉장히 높은 작품. 아이를 살해하고 박제하는 등 속이 영 편하지 않은 장면이 많이 나온다. 어느덧 그의 작품을 4편째 보고 있지만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살인을 예술이라 믿는 잭의 이야기는 짐짓 설득력이 있어 보일 때도 있지만 변명과 헛소리가 가득하다. 살인의 일관성도 없고 천국과 지옥은 하나라고 하지만 천국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평단은 감독이 잭을 자신에 비유했다고 한다. 잭은 살인을 예술이라고 한다. 버지는 이를 사랑이 없다고 표현한다. 라스 폰 트리에도 똑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염세적이고 비관적이며 사람들이 터부시 하는 소재만 골라서 작품으로 만든다. 심지어 자신의 거의 모든 작품들의 장면을 넣었다. 감독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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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 투리스모 (Gran Turismo, 2023)Movie/Review 2024. 1. 1. 17:48
닐 블롬캠프 감독의 [그란 투리스모]를 봤다. 동명의 게임 "그란 투리스모" 탑 플레이어에게 프로 레이싱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GT 아카데미와 잔 마든보로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찾아보니 GT 아카데미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한 TV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올랜도 블룸이 연기한 대니 무어는 대런 콕스라는 실제 인물을 그리기도 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로 여러모로 재밌는 사실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GT 아카데미라는 컨셉을 생각하고 실행한 대런 콕스가 대단해 보였다. 닐 블롬캠프 감독답게 비디오 게임과 현실을 섞은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후반부 르망 24시 레이싱 시퀀스는 영상미도 좋고 스릴감도 넘쳐서 볼만했다. 엔딩 크레딧에서 폴리포니 디지털 제작사가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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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2023)Movie/Review 2023. 12. 25. 23:25
정유미, 이선균 주연의 공포 영화 [잠]을 봤다. 봉준호 사단에 있던 유재선 감독의 입봉작. 몽유병과 빙의를 엮어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살린 작품이다. 서양에 비슷한 소재의 공포 영화가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잠]은 훨씬 절제된 스타일의 연출이 특징이다. 트레일러를 잘 만들어서 줄거리가 궁금하게 만든 점도 좋았다. 마케팅팀이 마케팅을 아주 잘했다. 중반까지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가 좋았다. 공포의 주체가 이선균에서 정유미로 넘어가는 스토리가 재밌었다. 다만 후반부와 결말이 좀 아쉬웠다. 열린 결말이라고는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 이선균이 연기를 했다는 쪽으로 더 기울게 되었다. 빙의가 된 사람은 자신이 귀신에 씐 걸 모른다는 게 보편적인 인식이다. 러닝타임 내내 이선균은 자신이 잠든 사이의 행적을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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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 허슬러 (Pain Hustlers, 2023)Movie/Review 2023. 11. 30. 21:35
데이빗 예이츠 연출, 크리스 에반스, 에밀리 블런트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페인 허슬러]를 봤다. 제약회사의 펜타닐 관련 모럴 해저드 이슈를 다룬 작품. 돈 욕심에 눈이 멀어 악인이 되어가다 정신 차리고 갱생하는 스토리는 사실 너무 많다. 결은 약간 다르지만 마약을 다룬 작품은 [돕식: 약물의 늪]도 있고,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은 [몰리스 게임]도 있다. 비슷한 작품 대비 차별점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크리스 에반스의 연기가 좀 애매했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보면 그냥 뼛속까지 나쁜 놈인데 중반부까지도 딱히 그래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캡틴 아메리카가 떠올라서 그런 걸까. 앤디 가르시아가 너무 멋있게 나와서 인상적이었다. 조지 클루니처럼 나이가 들면서 더 멋있어지는 느낌.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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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 트레인 (Bullet Train, 2022)Movie/Review 2023. 11. 30. 20:23
데이빗 리이치 연출, 브래드 피트 주연의 [불릿 트레인]을 봤다. 존 윅 시리즈, [데드풀 2], [분노의 질주: 홉스 & 쇼] 등을 연출한 데이빗 리이치 감독과 브래드 피트의 조합이라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애런 테일러존슨, 마이클 섀넌 등 배우 라인업도 꽤나 화려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스타일리쉬한 영상미, 입체감 있는 캐릭터 앙상블, 원작 기반의 개성 있는 스토리가 돋보였다. 많은 이들의 평처럼 가이 리치가 떠올랐다. [킬 빌], [스내치] 등의 유사한 스타일의 작품에 비하면 각본 완성도가 좀 아쉽지만 영상미가 화려해서 볼만했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이다. 속편도 나오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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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필드 (Renfield, 2023)Movie/Review 2023. 11. 19. 20:37
니콜라스 홀트,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렌필드]를 봤다. 원작 소설 드라큘라의 캐릭터인 렌필드를 소재로 해서 현대화한 코미디 영화. 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전혀 호러스럽지는 않다. 성인용 코미디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러닝타임이 짧고 코미디도 적당히 있어서 킬링타임으로 보기 딱 좋았다. 드라큘라는 캐릭터만 알지 소설 내용은 전혀 몰랐는데 궁금해졌다. 유니버셜에서 다크 유니버스로 낼 예정이라니 기다려 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