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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세 딸들 (His Three Daughters, 2023)Movie/Review 2025. 1. 19. 17:15
캐리 쿤, 엘리자베스 올슨, 나타샤 리온 주연의 [아버지의 세 딸들]을 봤다.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모인 케이티, 레이첼, 크리스티나. 케이티와 레이첼은 사사건건 부딪히고 서로 으르렁댄다. 관객이 보기에도 둘은 상극처럼 보인다. 레이첼은 변변찮은 직장도 없고 늘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있다. 케이티는 그런 레이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볼 때마다 쏘아붙인다. 심성이 따뜻한 막내 크리스티나가 가운데서 중재하지 않았다면 둘 중 한 명은 진작에 집을 나갔을 것이다. 크고 작은 갈등이 반복되다가 크리스티나의 주선 하에 세 자매가 함께 모여 제대로 된 대화를 시작한다. 알고 보니 크리스티나도 둘에게 불만이 있었고 둘도 그녀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었다. 그녀들 모두가 서로에게 불만이 있었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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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Apt Pupil, 1998)Movie/Review 2025. 1. 18. 23:17
브라이언 싱어 연출, 이안 맥켈런, 브래드 렌프로 주연의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을 봤다. 이제는 성폭행 고발로 인해 필모그래피가 끊긴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작품. 감독의 작품을 거의 다 봤는데 아직 안 본 게 남아있었다. 무려 27년 전 영화인데 이안 맥켈런은 이때도 할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지금이 85세인데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과거 나치 친위대원이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가는 할아버지 커트와 그의 정체를 눈치챈 고등학생 토드의 기묘한 관계를 다룬 작품. 처음엔 토드가 커트를 협박하고 억압하는 관계로 시작해서 금고 이야기를 기점으로 관계성이 뒤바뀌는 전개가 재밌었다. 주인공이 악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나치라는 소재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악행에 대한 묘사가 마일드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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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끝낼까 해 (I'm Thinking of Ending Things, 2020)Movie/Review 2025. 1. 11. 23:41
찰리 카우프만이 제작, 연출, 각본을 모두 맡은 [이제 그만 끝낼까 해]를 봤다. [아노말리사] 이후 7년 만에 보는 찰리 카우프만의 작품. [존 말코비치 되기]와 [이터널 선샤인]의 각본이 워낙 인상적이었어서 그가 참여한 작품을 보면 자연스레 재생 버튼을 누르게 되는 것 같다. 영화는 만난 지 7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남자의 부모님을 뵈러 로드 트립을 떠나는 두 남녀를 비추며 시작한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좀 이상하다. 대화가 잘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여자는 속으로 계속 헤어지고 싶어 한다. 눈보라를 뚫고 드디어 그의 부모님의 집에 도착했는데 그의 부모님은 더 이상하다. 어딘가 모르게 나사 빠진 듯한 모습이다. 중간중간 전혀 관련 없는 학교 청소부인 아저씨가 등장하는데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상황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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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Kamome Diner, 2006)Movie/Review 2025. 1. 11. 17:42
2006년에 개봉한 [카모메 식당]을 봤다. 한국인들에게는 꽤나 널리 알려진 작품. 핀란드 헬싱키에서 식당을 연 중년의 일본 여성인 사치에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손님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리틀 포레스트]처럼 따뜻하고 잔잔한 재미가 일품이다. 사실 초반엔 영화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연고도 없는 핀란드에서 식당을 연 탓에 한 달 넘게 손님이 없는 데도 동네 식당이라는 미명 하에 전단지도 돌리지 않다니. 현지화를 하자는 미도리의 일리 있는 조언을 내켜하지 않는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열심히 하면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믿음만으로 자릿세라도 낼 수 있을까? 소소한 현실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역설적으로 극도로 비현실적인 이야기 전개에 거부감이 들었다. 오죽하면 매일 공짜 커피를 먹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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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 가이즈 (The Nice Guys, 2016)Movie/Review 2025. 1. 4. 22:23
셰인 블랙 연출, 라이언 고슬링, 러셀 크로우 주연의 [나이스 가이즈]를 봤다. 아멜리아라는 여자를 지켜야 하는 폭력청부업자와 그녀를 찾는 사립 탐정이 어쩌다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전말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 꽤나 전형적인 각본인데 70년대 시대상과 코미디를 적절히 가미해서 진부한 느낌이 없었다. 각본가 출신인 셰인 블랙 감독의 장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추리물 성격이긴 하지만 결말보다 과정이 더 흥미진진하다. 베테랑 배우인 라이언 고슬링과 러셀 크로우의 연기도 물론 좋지만 홀리 역을 맡은 앵거리 라이스의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두 남자 사이에서 긴장감을 풀고 유머를 더하는 감초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제목은 '나이스 가이즈 앤 어 걸'로 바꿔도 될 정도. 낯이 익어서 찾아보니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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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 인사이드 (It's What's Inside, 2024)Movie/Review 2025. 1. 3. 22:41
독립 영화로 제작된 코미디 호러 영화인 [왓츠 인사이드]를 봤다. 학창 시절부터 오랜 기간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서로의 몸을 바꿀 수 있는 기계를 가지고 놀다가 점차 악몽 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이야기. 설정, 연출, 촬영, 음향 모두 개성이 넘쳐서 좋았다. 각 인물의 특징을 뚜렷하게 잡아서 몸이 바뀌어도 덜 헷갈리게 만들었다. 데니스랑 루벤의 외모가 비슷해서 가끔 착각하기는 했다. 각본은 다소 아쉽긴 했다. 베아트리스의 사연을 등장인물의 말로만 듣다 보니 그녀가 왜 이렇게까지 복수를 결심하게 되었는지 공감하기가 좀 어려웠다. 가벼운 톤의 스릴러를 유지하려면 너무 깊게 들어갈 수 없기는 하다. [완벽한 타인]을 힙한 하이틴 스타일로 풀어낸 작품. 개성 있는 영화는 언제나 환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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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 4 (Kung Fu Panda 4, 2024)Movie/Review 2024. 12. 28. 17:01
드림웍스의 [쿵푸팬더 4]를 봤다. 무적의 5인방 대신 새로운 사이드킥인 젠이 등장했고 중국 감성이 덜 나는 주니퍼시를 배경으로 했다. 아무래도 시리즈 최저 제작비인 8500만 달러로 안젤리나 졸리와 성룡까지 재출연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그 외의 대부분의 조연은 다시 나왔다. 젠은 아콰피나가, 메인 빌런인 카멜레온은 비올라 데이비스가 연기했다. 평론가와 관객을 가릴 것 없이 혹평이 상당히 많은데 그렇게까지 별로는 아니었다. 애초에 심오한 메시지나 예상치 못한 스토리 같은 걸 기대하지는 않았기 때문일 수 있겠다. 다만 1, 2편에 비하면 대부분의 측면에서 나은 점이 없기는 하다. 쿵푸팬더는 메인 시리즈 외에도 6편의 단편과 스핀오프 시리즈가 있을 정도로 팬층이 두텁다. 이미 이 IP로 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