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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Spirited Away, 2001)Movie/Review 2024. 4. 20. 20:04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봤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감독의 평화주의, 생태주의적 접근이 내겐 너무 순한 맛이다. 항상 아름답고 무해하게 그려내는 그의 접근 방식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의 작품은 [모노노케 히메]와 [천공의 섬 라퓨타] 정도만 봤다. 팬들이 말하는 수준의 감동이 느껴지진 않았다. 이 영화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진정한 악인은 한 명도 없고 끽해야 츤데레 정도만 있는 MSG 무첨가 스토리다. 하지만 취향을 떠나서 세계관이 너무도 매력적이고 독창적이다. 몰입해서 보다 보니 어느덧 엔딩 크레딧까지 15분 밖에 안 남아서 왜 벌써 끝나나 싶을 정도였다. 이 정도 깊이의 세계관이면 속편을 낼법한데 속편도 없다. 끝나는 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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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22 July, 2018)Movie/Review 2024. 4. 14. 14:12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7월 22일]을 봤다. 2011년 7월 22일에 발생한 노르웨이 연쇄 테러 사건을 다룬 작품. 테러 사건과 그 이후의 상황을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게 담백하게 연출했다. 그래서 초반 10분 정도는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작품은 크게 테러 사건과 그 이후의 이야기로 나눌 수 있다. 테러 사건을 현실감 있게 연출해서 마치 실제 상황을 보는 것처럼 섬뜩했다. 테러범인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비크 역을 맡은 배우가 무미 건조하고 그릇된 신념으로 무장한 인물을 잘 연기했다. 테러 사건 이후의 이야기는 피해자인 빌야르와 그 가족의 후유증과 성장에 집중한다. '우리 집이 풍비박산 났는데 범인에 대한 처벌에 신경 쓸 시간이 어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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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베어스 (No Bears, 2022)Movie/Review 2024. 4. 6. 22:40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노 베어스]를 봤다. 영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자파르 파나히라는 이란 영화감독을 알 필요가 있다. 그는 폐쇄적인 이란 사회를 고발하는 작품을 주로 연출하는 감독이다. 이 때문에 징역살이를 거듭했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작품 활동을 계속해서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란 감독이라고 한다. 국제 영화제 수상도 여러 번 했다. 감독은 작품에 직접 출연하면서 그의 실제 삶과의 연결고리를 강하게 가져간다. 작품 속에서 감독은 출국 금지를 당한 자파르 파나히라는 영화감독을 연기한다. 픽션이지만 본인을 연기하는 매우 독특한 구성인 것이다. 영화 속에서 영화를 연출하는 액자식 구성도 재밌다. 극중극은 밀입국을 하려는 부부를 주연 배우로 캐스팅해서 그들의 여정을 촬영한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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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플라이트 (Red Eye, 2005)Movie/Review 2024. 3. 31. 14:47
레이첼 맥아담스, 킬리언 머피 주연의 [나이트 플라이트]를 봤다. 비행기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스릴러 영화.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고 러닝타임도 85분으로 매우 짧은 편이다. 순전히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긴장감을 유지해야 되는데 두 배우가 그럭저럭 잘 끌고 갔다. 스크림 시리즈로도 유명한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연출해서 호러스러운 연출이 굉장히 많다. 특히 레이첼 맥아담스가 집에서 킬리언 머피에게 쫓기다가 무기를 들고 다시 쫓는 장면은 전형적인 공포 영화 연출이다. 작품성과 별개로 레이첼 맥아담스가 정말 이쁘게 나오는 영화다. 내가 본 그녀의 출연작 중에선 [어바웃 타임] 다음인 것 같다. 그것만으로 볼 가치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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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튼 아카데미 (The Holdovers, 2023)Movie/Review 2024. 3. 24. 22:41
폴 지아마티 주연의 [바튼 아카데미]를 봤다. 사실 스토리 자체는 평범하다.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기숙사에 모여 서로를 돕고 치유해 나가는 이야기. 딱히 극적이지도 않아서 현실에도 있을 법하다. 이 뻔한 이야기의 빈틈을 배우들의 연기로 채워나간다. 앵거스 역을 맡은 도미닉 세사는 연기 경력이 전무함에도 대단한 연기를 펼친다. 아카데미를 포함해서 각종 미국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휩쓴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도 인상적이다. 연기 배테랑인 폴 지아마티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에서 특히 보기 힘든 잔잔하고 따뜻한 영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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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THE FIRST SLAM DUNK, 2022)Movie/Review 2024. 3. 17. 19:33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봤다. 산왕과의 32강전 이야기를 다룬 극장판. 일본에서 무려 410일 넘게 상영되어 IPTV나 VOD로 볼 수 없었는데 드디어 열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극장에서 볼 걸 그랬다. 일본의 슬램덩크 사랑이 대단한 모양이다. 원작이 강백호와 서태웅 중심이었던 반면에 이 작품은 사실상 송태섭이 주인공이다. 송태섭의 가정사를 시작으로 그의 회상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예전엔 송태섭에겐 큰 관심이 없었는데 덕분에 원작과 확실히 차별화되었다. 어릴 때 슬램덩크를 완독 하긴 했는데 스토리가 잘 기억도 안 나고 팬도 아니다. 그렇다 보니 원작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럼에도 충분히 재밌게 봤을 정도로 팬이 아닌 관객을 잘 배려해 줬다. 이 점이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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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것들 (Poor Things, 2023)Movie/Review 2024. 3. 9. 20:42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엠마 스톤 주연의 [가여운 것들]을 봤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복귀작. 전작에 이어 엠마 스톤이 또 주연으로 출연했다. 이번엔 제작까지 참여한 데다 차기작인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에도 이름을 올렸다.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페르소나가 된 모양이다. 전작은 개인적으로 대중성이 짙어져 좀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은 다시금 감독의 색깔이 짙어져 아주 만족스러웠다. 개와 닭을 합치고 뇌를 이식할 정도로 의학과 과학이 고도로 발달했지만 근대적인 생활상과 문화를 가진 매력적인 세계관,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 소름 끼치는 음악이 어우러져 독보적인 참신함을 자랑한다. 감독의 엄마의 몸에 아이의 뇌가 이식된 벨라라는 인물의 모험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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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마블스 (The Marvels, 2023)Movie/Review 2024. 3. 5. 00:23
위기의 마블의 [더 마블스]를 봤다.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미즈 마블]과 [완다 비전]에서 각각 등장한 미즈 마블과 모니카 램보가 극장에 첫 데뷔하게 된 작품이다. 때문에 태생적으로 흥행하기 어려운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가뜩이나 마블을 향한 여론이 안 좋은데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캐릭터의 등장을 환영할 영화관 관객이 얼마나 될까. 기깔나게 잘 만들어서 바이럴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이상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힘들다. 슬프게도 흥행 성적이 이를 그대로 증명했다. MCU 영화 중 역대급 흥행 실패를 기록했다. 2억 7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쏟아부었으니 손실액도 상당할 것이다. 추산으로는 2억 2천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한다. 박서준의 출연이 반갑지 않고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이다. 워낙 기대를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