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
고스팅 (Ghosted, 2023)Movie/Review 2025. 3. 15. 16:36
크리스 에반스, 아마 데 아르마스 주연의 애플 오리지널인 [고스팅]을 봤다. 일반인인 남자 주인공이 직업을 숨긴 CIA 요원인 여자 주인공과 만났다가 원치 않게 싸움에 휘말리는 이야기. 액션 스릴러의 탈을 썼지만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다. 이도 저도 아니라 참 애매한 전형적인 팝콘 무비라고 볼 수 있다. 두 주연 배우가 제작과 기획을 참여해서 그런지 카메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MCU에서 함께 했던 앤서니 매키와 세바스찬 스탠이 현상금 사냥꾼으로 출연했고 번 고먼이 택시 기사로 출연했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후반부에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온 건 좀 과했다. 카메오가 필요한 장면도 아니었고 후반부 스토리에 도움이 되지도 않았다. 요즘 라이언 레이놀즈 소문이 안 좋아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걸 수도. 크리스 에반..
-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Why We Sleep, 2017)Book/Review 2025. 3. 9. 14:14
수면을 다룬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봤다. 현대인은 잠에 굉장히 인색한 경향이 있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하루에 4시간만 잔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잠은 죽어서 자라'라는 말도 있을 정도. 내 주변을 물어봐도 하루에 8시간 자는 사람은 드물다. 나도 주중에는 6시간 정도 자는 걸 선호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잠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저자는 수면 부족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을 과학적인 사실을 담아 서술한다. 저자는 매일 꾸준히 8시간을 자지 않으면 건강에 부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한다. 심지어 주중에 조금 자고 주말에 몰아 자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잠을 못 자면 치매 발병률이 높아지고, 면역력이 낮아지고, 뇌 활동이 둔해진다. 잠이 만병통치약인가 싶을 정도이다. 그 외에 잠에..
-
콘클라베 (Conclave, 2024)Movie/Review 2025. 3. 8. 01:03
랄프 파인즈 주연의 [콘클라베]를 봤다. 교황 성하 후 콘클라베에서 드러나는 스캔들과 권력 다툼을 다룬 작품. 천주교를 소재로 했지만 정치 스릴러의 매력이 철철 흘러넘친다. 소재의 특성상 굉장히 엄숙하고 정숙한 분위기이지만 매 투표를 거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때문에 영화적인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교황이 되려는 각 정치 세력들 간의 암투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주인공을 맡은 랄프 파인즈의 연기력이 일품이다. 과거에는 종교지도자가 정치지도자이기도 했지만 현대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교분리를 당연시 여긴다. 그래서 종교인의 정치적인 행보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그런데 천주교는 시스템적으로 위로 올라갈수록 정치가 필수불가결하다. 교황은 물론 추기경의 자리도 한정되어 있기에 한 계파에 소속되어서 존..
-
미키 17 (Mickey 17, 2025)Movie/Review 2025. 3. 3. 01:42
봉준호 감독 연출, 각본,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미키 17]을 봤다.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할리우드스러운 작품이다. [설국열차]와 [옥자]는 할리우드 자본이 들어갔지만 주연 배우는 한국인이었다. 이번 작품의 주연은 로버트 패틴슨이다. 스티븐 연이 출연하긴 하지만 국적이 한국인으로 밝혀진 캐릭터도 없다. 마치 할리우드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것처럼 각본도 오롯이 혼자서 써 내려갔다. 1억 1,800만 달러의 제작비는 할리우드에서의 봉 감독의 입지를 방증한다. 이 작품이 흥행한다면 봉준호의 선택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보면서 [설국열차] 생각이 많이 났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자본에 의한 계급 사회 기반의 세계관과 나사 빠진 우두머리 빌런이 대표적인 공통점이다. ..
-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2015)Movie/Review 2025. 3. 2. 01:24
홍상수 감독 연출, 정재영, 김민희 주연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봤다. 예술 영화감독인 함춘수과 윤희정이 만나 점점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두 개의 평행세계로 나누어 보여주는 구성을 가진 작품. 춘수와 희정이 서로 다른 세계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감정을 갖는지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1부에서 둘의 시작은 좋았다. 말도 잘 통하고 작업실에서 춘수가 적당히 희정의 기를 살려준 덕에 술자리도 함께 한다. 잘 진행되나 싶었지만 춘수가 기혼자라는 사실을 친한 언니로부터 듣고 관계는 그대로 끝난다. 반면에 2부에서 춘수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1부와 달리 그녀의 작업물을 너무 솔직하게 비판해서 희정의 심기를 건드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희정은 춘수와 술자리를 함께 하고, 마지막까지 호감을 유지..
-
옥희의 영화 (2010)Movie/Review 2025. 2. 23. 20:41
홍상수 감독 연출, 이선균, 정유미, 문성근 주연의 [옥희의 영화]를 봤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처음 보는데 개성이 뚜렷해서 볼만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클래식 음악과 함께 엔딩크레딧스러운 화면으로 끝내는 방식이 신선했다. 옥희는 4부에서 송교수와 진구를 비교하지만 돌이켜보면 송교수나 진구나 똑같은 놈들이다. 송교수는 옥희와 불륜을 저질렀고 진구는 교수가 된 후에 다른 학생이랑 불륜을 저질렀다. 뒤로는 돈을 밝히지만 앞에서는 예술인인 척하는 작태도 똑같다. 결국 다른 건 나이 밖에 없다. 옥희에겐 영화이지만 다른 사람에겐 그 놈이 그 놈이다. 옥희라는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내숭 떨지 않고 하고 싶은 건 일단 한다. 자기 좋다는 남자를 밀어내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엔 훅 당긴다. 남자..
-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2024)Movie/Review 2025. 2. 22. 18:46
코랄리 파르자 감독, 데미 무어, 마가렛 퀄리 주연의 [서브스턴스]를 봤다. 또 다른 젊은 나를 만들어주는 가상의 약물 '서브스턴스'를 소재로 여성주의적인 시각에서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바디 호러 영화. 바디 호러라는 서브 장르가 나뉘어 있는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엘리자베스를 해고한 방송사는 철저하게 남성이 주축이 되어 운영한다. 대표와 주주 모두 남성이고 비서, 말단 스태프, 백업 댄서는 여성이다. 대표가 새우를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혐오감을 극대화했다. 데니스 퀘이드 본인도 자신의 모습이 꼴 보기 싫었을 듯하다. 남성의 여성 착취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호러 영화임에도 여성 관객이 훨씬 많았다. 일정 부분 공감은 가지만 과연 그게 전부일까? 현..
-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Captain America: Brave New World, 2025)Movie/Review 2025. 2. 16. 18:13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봤다. MCU 세계관에 발을 걸친 정도였던 [데드풀과 울버린]을 제외하면 [더 마블스] 이후 1년 4개월 만에 돌아온 마블의 후속작. 2대 캡틴 아메리카가 정식으로 등장하는 첫 작품이다. 덕분에 앤서니 매키도 블록버스터 주연 커리어를 가지게 되었다. [이터널스]와 디즈니+ 오리지널 [팔콘과 윈터솔저]를 보지 않았다면 줄거리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2대 히어로가 정식으로 승계해서 제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세대교체가 거의 다 끝났지만 1대 히어로의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은 캐릭터가 의외로 드물다. 아이언하트, 미즈 마블은 기존 히어로와 선을 그었고 옐레나 벨로바는 2대 블랙 위도우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호크아이는 아직 1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