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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노라 (Anora, 2024)
    Movie/Review 2025. 3. 1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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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키 매디슨 주연의 [아노라]를 봤다.

     

    23살의 애니는 집 주변 스트립 클럽의 에이스 스트리퍼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지 언니랑 같이 살고 있다. 우연히 러시아 재벌 2세인 이반을 손님으로 맞이해 개인적으로 성매매를 하고, 이반의 충동에 끌려 결혼까지 한다. 누가 봐도 사랑이 목적은 아니다. 애니는 이반을 이용해 안락한 삶을 살고 싶다.

     

    하지만 역시나 애니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창녀와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반의 어머니가 극대노하고, 이반 집안에서 일하는 토로스가 결혼을 무효화하려고 한다. 건장한 남성이 셋이나 왔는데도 애니는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다. 오히려 격렬하게 저항해서 그들을 질리게 만든다.

     

    이혼을 안 해보려고 온갖 노력을 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이반은 그저 부모에게 반항해 보려고 장난 삼아 결혼했다. 그에겐 장난이지만 애니에겐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애초부터 가망이 없던 일에 온갖 생떼를 부리는 그녀의 행동이 썩 바람직하진 않다. 그러나 행복으로 시작해 분노를 거쳐 수용으로 끝나는 애니의 좌절이 밉지만은 않다.

     

    이반 가문의 하수인인 이고르는 애니와는 매우 다른 사람이다. 애니는 러시아 혈통이지만 러시아어를 하기 싫어하고 그녀의 본명인 아노라로 불리고 싶지 않아 한다. 이고르는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러워한다. 애니는 첫인상이 안 좋았던 이고르를 작품 내내 싫어했지만 결국에는 그의 위로를 받으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애니는 이고르를 볼 때 자신의 일탈이 거울처럼 비쳐서 더 싫었던 게 아니었을까.

     

    마이키 매디슨은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불과 25세의 나이로 엄청난 성취를 해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20대 초반 스트리퍼의 희로애락을 훌륭하게 연기했다. 한 작품에서 이렇게 다채로운 감정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제대로 소화했다. 결말 시퀀스에서의 클로즈업 신과 이고르의 품에 안겨 울면서 끝나는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가 여우주연상을 받지 못한 사실이 좀 의아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그래도 난 데미 무어에게 한 표를 던진다.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편집상을 수상했다. 올해 노미네이션된 작품 중 가장 많은 수상을 한 이번 오스카의 주인공이다. 내러티브보다는 연출과 연기력이 강점인 작품이라 내 취향에 맞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이키 매디슨이 올해의 주인공임은 부인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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