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키 17 (Mickey 17, 2025)Movie/Review 2025. 3. 3. 01:42반응형
봉준호 감독 연출, 각본,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미키 17]을 봤다.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할리우드스러운 작품이다. [설국열차]와 [옥자]는 할리우드 자본이 들어갔지만 주연 배우는 한국인이었다. 이번 작품의 주연은 로버트 패틴슨이다. 스티븐 연이 출연하긴 하지만 국적이 한국인으로 밝혀진 캐릭터도 없다. 마치 할리우드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것처럼 각본도 오롯이 혼자서 써 내려갔다. 1억 1,800만 달러의 제작비는 할리우드에서의 봉 감독의 입지를 방증한다. 이 작품이 흥행한다면 봉준호의 선택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보면서 [설국열차] 생각이 많이 났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자본에 의한 계급 사회 기반의 세계관과 나사 빠진 우두머리 빌런이 대표적인 공통점이다. 하지만 훨씬 마일드하고 낙관적이다. 죽을 때마다 되살아나는 익스펜더블인 미키를 훨씬 더 어둡고 거칠게 그릴 수 있었지만 최대한 명랑하고 밝은 톤을 유지했다. [기생충]을 연출한 감독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분위기가 다르다.
전반적으로 가볍게 보기 좋은 SF 영화라고 정리할 수 있다. 몇몇 선정적인 장면을 제외하면 '종족을 넘어선 평화'라는 메시지를 이해하기 쉽고 세계관도 매력적이라서 137분의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현대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설국열차]보다는 세계관이 다채롭지 않아서 다소 아쉬웠다.
로버트 패틴슨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 올린 필모그래피가 꽃을 피우는 시기가 온 것 같다. 상반된 성격을 가진 미키 17과 미키 18을 훌륭하게 연기했다. 이번이 처음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수룩한 캐릭터도 잘 소화했다.
무의식적으로 넥스트 [기생충]을 기대했어서 그런지 좀 아쉽긴 하다. 하지만 [설국열차], [옥자]와의 연속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 행보가 더 자연스럽다. 과연 북미 흥행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
반응형'Movie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스팅 (Ghosted, 2023) (0) 2025.03.15 콘클라베 (Conclave, 2024) (0) 2025.03.08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2015) (1) 2025.03.02 옥희의 영화 (2010) (0) 2025.02.23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2024) (0) 2025.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