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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클라베 (Conclave, 2024)
    Movie/Review 2025. 3. 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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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랄프 파인즈 주연의 [콘클라베]를 봤다.

     

    교황 성하 후 콘클라베에서 드러나는 스캔들과 권력 다툼을 다룬 작품. 천주교를 소재로 했지만 정치 스릴러의 매력이 철철 흘러넘친다. 소재의 특성상 굉장히 엄숙하고 정숙한 분위기이지만 매 투표를 거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때문에 영화적인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교황이 되려는 각 정치 세력들 간의 암투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주인공을 맡은 랄프 파인즈의 연기력이 일품이다.

     

    과거에는 종교지도자가 정치지도자이기도 했지만 현대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교분리를 당연시 여긴다. 그래서 종교인의 정치적인 행보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그런데 천주교는 시스템적으로 위로 올라갈수록 정치가 필수불가결하다. 교황은 물론 추기경의 자리도 한정되어 있기에 한 계파에 소속되어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추기경 모두가 겉으로는 고고한 학처럼 행동하지만 물밑에서는 야욕을 드러내는 점이 아이러니해서 재밌다. 현실의 천주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랄프 파인즈가 연기한 토마스 로렌스 추기경의 심리도 흥미로웠다.. 처음엔 내가 무슨 교황이냐며 극구 사양하지만 때가 되니 교황이 되면 이름을 '존'으로 하고 싶다며 내심 기대감을 표한다. 결국 빈센트가 교황이 되었을 때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은 어떨지 모르겠다. [두 교황]에서 느꼈듯이 그들도 결국은 인간이다.

     

    의외로 반전이 많아서 흥미진진했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선출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어쩌다 보니 점차 유력 후보가 되어간다. 그런데 막상 선출되는 건 인펙토레 추기경인 빈센트 베니테스. 심지어 그가 인터섹스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반전을 한번 더 줬다. 마지막 반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추기경은 전원 남성으로 구성되는 만큼 반전의 충격이 더 와닿았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받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미장센도 인상적이었다. 50표를 받아서 차기 교황으로 유력해진 아데예미 추기경이 추문으로 인해 40표를 잃자 카메라는 부감 쇼트로 줌 아웃해서 무기력하게 홀로 앉아있는 그를 비춘다. 카메라에 담긴 의자가 대략 50석 정도 된다. 시스티나 성당의 엄숙한 분위기가 망연자실한 그의 고독을 극대화해서 보여준다.

     

    [스포트라이트], [두 교황] 등 천주교를 소재로 한 작품은 웬만하면 재밌는 것 같다. 내 취향에 꼭 맞는 영화를 봐서 기분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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