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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Lincoln, 2012)Movie/Review 2024. 11. 24. 23:38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연의 [링컨]을 봤다. 영화는 남북 전쟁이 막바지인 시점에서 노예제를 금지하는 수정헌법 13조를 통과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링컨과 그의 동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의도는 고결했지만 이 사투는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을 협박하거나 일자리를 제안하는 등 막후에서 열심히 로비를 한다. 심지어 전쟁을 일찍 끝낼 수 있음에도 하원 표결을 위해 남부 대표단과의 만남을 미룬다. 극 중 새디어스 스티븐스가 말한 것처럼 19세기의 가장 위대한 입법은 미국에서 가장 순수한 사람이 추진했지만 부패로 통과된 셈이다. 정치는 곧 타협이라는 메시지가 그대로 전해졌다. 새디어스 스티븐스가 입법을 위해 평생을 부르짖은 자신의 신념을 내려놓고 연설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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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 카운티의 끝에서: 주유소 살인사건 (The Last Stop in Yuma County, 2023)Movie/Review 2024. 11. 23. 22:11
[유마 카운티의 끝에서: 주유소 살인사건]을 봤다. 프란시스 갈루피라는 신예 감독의 데뷔작. 쿠엔틴 타란티노 스타일의 연출과 전개에 러닝타임도 짧아서 재밌게 봤다. 특히 너 나 할 것 없이 서로를 노리는 총격신은 타란티노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우연히 굴러들어온 복을 쟁취하기 위해 욕망의 노예가 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도 흥미로웠다. 은퇴를 바라보는 타란티노의 빈 자리를 이 신예 감독이 채워준다면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프란시스 갈루피 감독의 미래를 응원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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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1939)Movie/Review 2024. 11. 23. 20:02
주디 갈랜드 주연의 [오즈의 마법사]를 봤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무려 85년 전에 개봉한 작품. [위키드]를 보고 원작 내용이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노란 벽돌길, 날개 달린 원숭이, 방울이 되어 이동하는 글린다, 열기구를 타고 떠나는 오즈, 잠을 재우는 양귀비 등 [위키드]와 공통점을 찾아보는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70년대에 개봉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상당하다. 당시로서는 굉장한 수준이었던 277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촬영했다고 한다. 도로시가 오즈의 나라에 들어가면서 컬러 화면으로 바뀌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스토리 전개 흐름은 [위키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마법사 오즈에게 소원을 빌러 갔지만 알고 보니 오즈는 마법 능력이 없는 사기꾼이었다는 반전. 별로 유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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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Wicked: Part One, 2024)Movie/Review 2024. 11. 23. 15:41
존 추 연출,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주연의 [위키드]를 봤다. 동명의 뮤지컬의 1막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 2막에 해당하는 파트 2는 내년 개봉으로 계획되어 있다. 원작 소설은 소설 '오즈의 마법사'가 시작되기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2차 창작이라고 한다. 2차 창작물이 세계적인 뮤지컬이 되다니 신기하다. 뮤지컬 [위키드]도 안 봤고 [오즈의 마법사]의 스토리도 전혀 모르는 입장에서는 재밌게 볼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소설과 뮤지컬을 통해 오랜 세월 동안 다듬어진 세계관, 판타지 장르를 기반으로 한 화려한 영상미와 연출, 배우들의 가창력이 어우러져 완성도가 매우 높다. 특히 마지막 스코어인 'Defying Gravity' 시퀀스는 역대 뮤지컬 영화 중에서도 손꼽힐 수준의 임팩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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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The Boy and the Heron, 2023)Movie/Review 2024. 11. 17. 19:59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봤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생과 작품 세계의 집대성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 거장의 작품답게 연출, 각본, 영상미 등에 있어서 비판할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이니 퀄리티를 논하는 건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저 감독의 작품 세계를 내가 공감할 수 있냐 없냐만 고민하면 된다. 전작에 대한 자체 오마주가 상당히 많다는데 지브리 팬이 아니라 하나도 알아채지 못했다. 딱히 관심이 없기도 하다. 아랫세상을 만든 큰할아버지는 악의로 가득 찬 현실에서 도피해 그가 추구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었다. 내가 만든 세계를 쭉 이어가 달라는 큰할아버지의 청에 마히토는 불바다가 되어가는 현실이라도 가족, 친구들과 살고 싶다며 단호히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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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여자 주인공 (Woman of the Hour, 2023)Movie/Review 2024. 11. 10. 18:16
안나 켄드릭 연출, 주연의 [오늘의 여자 주인공]을 봤다. 실존했던 연쇄살인마 로드니 알칼라를 소재로 한 작품. 로드니 알칼라는 무려 11년 동안 130명에 달하는 여성을 살해한 연쇄살인마이다. 1970년대라 지금보다 범인을 잡기 힘들긴 했겠지만 어떻게 그 긴 시간 동안 안 잡힐 수 있었는지 좀 의아하다. '더 데이팅 게임'이라는 TV쇼에 나온 이후에도 1년 넘게 잡히지 않았다. 감독인 안나 켄드릭은 범인보다는 피해자에 초점을 맞췄다. 로드니의 현란한 말솜씨에 넘어가 무참히 살해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시간 순으로 풀어냄과 동시에 데이팅 게임 쇼로 대표되는 성차별적인 환경에 놓인 셰릴의 이야기를 펼치는 구성을 택했다. 때문에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모호하다. 성차별을 주제로 했다기엔 연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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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라이브즈 (Past Lives, 2023)Movie/Review 2024. 11. 9. 16:07
셀린 송 감독, 그레타 리, 유태오 주연의 [패스트 라이브즈]를 봤다. 극작가 출신인 셀린 송의 감독 데뷔작. 먼저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셀린 송은 [넘버 3]를 연출하고 이후 캐나다로 이민 간 송능한 감독의 딸이다. 주인공 노라도 셀린 송처럼 캐나다 이민자 출신인 극작가인 데다 남편도 각본가이다. 감독 개인의 삶이 굉장히 많이 투영된 캐릭터인 셈이다. 영화는 24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도 나영을 향한 그리움이 여전한 태영, 태영과는 인연이 아니었다는 단호한 노라, 잠꼬대로 표현된 노라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없어 외로워하는 아서라는 세 사람의 삼각관계와 인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나영은 태영과의 어릴 적 만남이 전생, 즉 패스트 라이브즈라며 선을 긋는 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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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 (Kung Fu Panda, 2008)Movie/Review 2024. 10. 26. 22:14
드림웍스의 [쿵푸팬더]를 봤다. 남녀노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무난한 애니메이션이다. 러닝타임도 92분으로 짧은 편이라서 단점을 찾기 어려운 작품. 15년 전인 개봉 당시에 봤으면 훨씬 재밌었을 것 같다. 성우 캐스팅이 화려하다. 잭 블랙, 더스틴 호프만, 안젤리나 졸리, 성룡, 루시 리우, 세스 로건, 이안 맥셰인 등이 출연했다. 잭 블랙은 이런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에 정말 잘 어울리는 보이스를 갖고 있다. 속편도 바로 이어서 볼 지는 모르겠다. 요즘은 미국 애니메이션이 그렇게까지 끌리진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