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아버지의 세 딸들 (His Three Daughters, 2023)
    Movie/Review 2025. 1. 19. 17:15
    반응형

    캐리 쿤, 엘리자베스 올슨, 나타샤 리온 주연의 [아버지의 세 딸들]을 봤다.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모인 케이티, 레이첼, 크리스티나. 케이티와 레이첼은 사사건건 부딪히고 서로 으르렁댄다. 관객이 보기에도 둘은 상극처럼 보인다. 레이첼은 변변찮은 직장도 없고 늘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있다. 케이티는 그런 레이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볼 때마다 쏘아붙인다. 심성이 따뜻한 막내 크리스티나가 가운데서 중재하지 않았다면 둘 중 한 명은 진작에 집을 나갔을 것이다. 

     

    크고 작은 갈등이 반복되다가 크리스티나의 주선 하에 세 자매가 함께 모여 제대로 된 대화를 시작한다. 알고 보니 크리스티나도 둘에게 불만이 있었고 둘도 그녀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었다. 그녀들 모두가 서로에게 불만이 있었던 것이다. 

     

    극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진다. 레이첼은 아버지가 재혼한 아내의 딸이었다. 레이첼이 케이티가 'My father'라고 할 때 거슬려한 이유가 있었던 것. 레이첼은 아버지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아버지와 같이 살고 병시중도 들었다. 대화를 통해 서로를 더 알아가고 이해하려는 노력하는 과정이 아름답다. 

     

    갈등이 거의 다 봉합되었을 때 아버지 빈센트가 의식을 되찾고 거실로 나오고 싶어 한다. 문 너머로 침대만 보이다가 극 중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빈센트는 아직 기력이 남았다며 스스로 일어서서 창문을 바라보며 딸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시작한다. 레이첼이 케이티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려주고 늘 혼자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던 크리스티나에게 소홀하게 대했던 걸 사과한다. 알고 보니 그건 빈센트의 상상이었고 그는 검은색 가죽 소파에 앉아 숨을 거둔다. 아버지의 삶은 끝이 났지만 세 자매의 관계는 훨씬 돈독해졌다.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가족들의 관계가 호전되는 건 현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사실적이고 따뜻한 톤으로 연출해서 좋았다. 크리스티나라는 인물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어서 좀 아쉬웠다. 갈등 구조를 살짝 넣긴 했지만 썩 자연스럽지는 않고 중재자 역할에 그쳤던 것 같다.

     

    엘리자베스 올슨을 마블 세계관 밖에서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작품 활동을 더 많이 해주면 좋겠다.

     

    ★★★☆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