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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랜드 (Nomadland, 2020)Movie/Review 2022. 12. 23. 00:00반응형
클로이 자오 감독, 프란시스 맥도먼드 주연의 [노매드랜드]를 봤다.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 토론토 국제 영화제 관객상, 아카데미 작품상 등을 수상하여 2020년 영화계를 휩쓴 작품.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밴을 타고 미국 서부를 유랑하는 현대 유목민을 다룬 영화다. 캠핑 구역에 가면 차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작디작은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광경이 많이 나와서 흥미로웠다.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답게 제작 방식이 굉장히 독특하다. 주연인 프란시스 맥도먼드와 데이브 역을 맡은 데이비드 스트라탄 외에는 전부 실제 노매드가 출연했다고 한다. 워낙 사실주의적이고 다큐멘터리처럼 연출해서 배우가 아니란 걸 전혀 몰랐다. 극에 출연한 밥 웰스는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실제로 남편을 잃은 과부인 줄 알았을 정도라고 하니 말 다했다. 제작진, 배우 모두에게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 같다. 제작자이기도 한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훌륭한 연기가 든든한 구심점이 되어주었다.
사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작품은 이전에도 꽤 있었다. [인사이드 잡], [마진 콜], [빅 쇼트]가 대표적이다. 이 영화들은 금융 위기의 원인과 금융 업계의 탐욕,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집중했다. [노매드랜드]는 경제 붕괴에 속수무책으로 타격을 입은 소시민의 삶의 변화를 그린다.
미국 서부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각자의 아픔을 견디기 위해 서로 연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지만 안타깝게도 포근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차를 수리할 돈 300만 원이 없어서 언니에게 손을 벌리는 펀의 난처함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불안정한 삶을 지속하기 때문이다. 그 삶이 자유롭고 만족스럽다는 노매드들의 말이 100% 진심일까? 나는 이 영화의 유이한 배우인 데이비드 스트라탄이 연기한 데이브가 훨씬 행복해 보인다.
따뜻하고 담담한 체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우울한 작품. 수려한 영상미가 대비를 이루지 않았다면 얼마나 절망적이었을지 눈앞이 캄캄하다.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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