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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Movie/Review 2022. 12. 24. 01:28반응형
다니엘스 연출, 양자경 주연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봤다.
SF 장르를 정말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엔 도통 보지 못했다. 영화 역사가 길어지고 산업이 성숙해지면서 참신한 SF 영화를 찾기 정말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안면 인식, 자율 주행, AI 등 우리가 요새 누리는 모든 신기술들은 이미 3~40년 전에 다뤄졌다. 게다가 할리우드 산업에 리메이크 열풍이 불고, 대형 제작사들이 흥행작을 시리즈화하는 쉬운 길을 택하면서 새로운 명작 SF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 영화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돌발행동을 통해 평행 우주에 사는 또 다른 나의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듣도 보도 못한 소재를 이용해 이 작품 고유의 세계관을 구성하고 상상력을 마음껏 펼친다. 25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어떻게 이 정도 수준의 시각효과와 영상미를 뽑아냈는지 대단할 따름이다. 그동안 주로 조연을 맡아온 양자경의 훌륭한 주연 연기가 정말 반갑다.
동시에 참 따뜻한 영화다. 반박할 구석이 없어 보이는 허무주의를 낙관과 긍정, 그리고 모성애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고 아름답다. 덕분에 다중우주를 다룬 모든 영화 중 가장 따뜻하고 다정한 영화가 되었다.
상상력, 연출, 주제 의식 모두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작품이다. 이런 영화를 계속 볼 수 있다면 내 영혼이라고 팔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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