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AlphaGo, 2017)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다룬 다큐멘터리 [알파고]를 봤다.

 

판후이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이세돌과의 대국으로 끝맺는 여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다큐멘터리. 인류 역사에 남는 이벤트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어서 다소 지루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바둑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줘서 다행이었다.

 

인류를 대표하여 바둑을 두는 이세돌이 떠안은 부담감이 그대로 전해져서 마음이 무거웠다. 대국 도중 잠시 야외에 나가 담배를 태우는 장면은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대국 결과를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둔 네번째 대국은 흥미진진했다.

 

또한, 알파고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잘 모르지만, 알파고를 이기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편으로는 같은 개발자로서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알파고와의 대국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하는 판후이와 이세돌의 말을 들으니 인공지능의 발전이 내가 생각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류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오랜만에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어 기분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