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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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2023)Movie/Review 2025. 6. 7. 23:59
2023년에 개봉한 [너와 나]를 봤다.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한 하이틴 퀴어 영화. 여고생의 어리숙하면서도 풋풋한 연애 감성을 잘 표현했다. 여고생 감성에 공감이 가는 관객층이 좀 있을 것 같다. 30대 아저씨인 나로서는 작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정 과잉이 참 쉽지 않았다. 여고생 감성을 얼려서 만든 아이스크림을 퍼먹는 듯한 느낌. 이가 시려서 계속 먹기가 힘들었다. 사실 내러티브는 별 내용이 없다. 퀴어라는 소재를 제외하면 사춘기 여고생의 하루를 카메라에 그대로 담아내려고 노력한 연출이다. 미성년자를 주연으로 해서인지 상당히 마일드한 편이다. 중반까지는 그저 절친을 진짜 좋아하는 학생 정도로 봐도 무방했다. 알고 보니 감독이 [D. P.]의 조석봉 역을 맡았던 조현철 배우였다. 역대급 연기를 선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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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2019)Movie/Review 2025. 6. 3. 23:14
박문재 번역의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을 봤다. 소크라테스의 사형과 사상을 담은 플라톤의 대화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얼마나 토론과 논쟁을 즐겼는지 알 수 있었다. 사고가 상당히 논리적이라 현대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 보였다. '악법도 법이다'로 일컬어지는 '크리톤' 편을 제대로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고대 철학이어서 꽤나 지루했다. 특히 영혼과 이데아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파이돈' 편은 하루에 꼴랑 10 페이지 씩 읽는데도 다 보기가 힘들었다. 이제 당분간 철학책은 접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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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Missing, 2021)Movie/Review 2025. 6. 3. 20:55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간니발]을 연출한 가타야마 신조 감독의 [실종]을 봤다. 영화는 연쇄살인마를 목격했다고 말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종된 한심한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딸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칠칠치 못한 아버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토리 정도로 예상했는데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영화는 크게 딸의 시점, 연쇄살인마의 시점, 아빠의 시점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 해당하는 딸의 시점은 무척이나 암울하다. 아버지인 사토시는 어딘가 나사 빠진 모습을 보이는 일용직 노동자여서 아버지와 같이 허름한 집에서 살고 있다. 어머니는 모종의 이유로 자살한 듯 보인다. 아버지가 실종되자 딸은 바로 고아 취급을 받는다. 경찰도 관심을 두지 않아 자기에게 고백했던 친구와 같이 아버지를 찾는다.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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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Mission: Impossible - The Final Reckoning, 2025)Movie/Review 2025. 5. 18. 23:40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을 봤다. 1996년에 시작해서 29년을 맞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1편을 찍을 때의 톰 크루즈의 나이가 33세였는데 지금은 62세라니 참 대단하다. 5편인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부터 메가폰을 잡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 스토리는 전작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전 세계의 핵 시설을 모두 해킹해 인류를 리셋하고자 하는 슈퍼 AI인 엔티티를 막기 위한 IMF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러닝타임이 163분이었던 전작에 이어 무려 169분이나 되어서 스토리가 꽤 길다. 그래도 결국 나쁜 놈을 잡는다는 단순한 전개이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다. 디테일은 좀 헷갈릴 수 있다. 장수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답게 과거 회상 장면과 오마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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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프로젝트 (The Florida Project, 2017)Movie/Review 2025. 5. 10. 01:07
숀 베이커 감독의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봤다. 디즈니월드 건너편 '매직 캐슬' 모텔에 사는 빈곤층의 삶을 다룬 작품. 주인공인 무니와 헬리를 연기한 배우들은 신인 배우이다. 몰랐는데 감독이 [아노라]를 연출한 감독이었다. 생각해 보니 소시민의 삶을 다룬 사실적인 연출 스타일이 비슷하다. 출연진이 신인 배우로 가득해서 아마추어스러워 보일 수 있는데 월렘 데포가 중심을 잘 잡았다. 애들이나 어른이나 다 노답 같아서 참고 보기 쉽지 않은데 그가 연기한 바비가 정상인이라 의지하고 보게 된다. 아이들의 순수함을 잘 담아서 좋았다는 관객평이 많은데 오히려 미국 저소득층의 현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불쾌하면서도 안타까웠다.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서 남의 차에 침을 뱉는 아이들을 마주하고 싶지는 않다.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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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온 (Carry-On, 2024)Movie/Review 2025. 5. 7. 00:33
태런 애저튼, 제이슨 베이트먼 주연의 [캐리온]을 봤다. 한 공항 보안 요원이 의문의 범죄자에게 협박을 받아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제이슨 베이트먼이 캐주얼해 보이지만 사실 제대로 사이코패스인 빌런을 연기했다. 할리우드 액션 영화치고는 조연들을 쉽게 쉽게 죽여서 빌런의 잔악무도함을 부각했다. 각본 자체는 평이한 편이다. 보통 파일럿이나 스튜어디스가 소재로 활용되곤 하는데 보안 검색 요원을 소재로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늘 진상 손님을 상대하는 공항 직원들의 삶과 고충을 다뤄서 좋았다. 뜬금없이 차량 액션신이 너무 훌륭해서 놀랐다. 좁은 차량 안을 다양한 각도에서 원 테이크로 촬영한 것처럼 편집해서 박진감이 극대화되었다. 작품 전체에서 가장 스릴 있는 시퀀스였다.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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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볼츠* (Thunderbolts*, 2025)Movie/Review 2025. 5. 5. 00:05
MCU 페이즈 5의 마지막 영화인 [썬더볼츠*]를 봤다. 페이즈 5는 재앙 그 자체였다. 가오갤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와 엑스맨 세계관에 가까운 [데드풀과 울버린] 외에는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 전무하다. 2억 7480만 달러를 쏟아부은 [더 마블스]는 MCU 최초로 미국 흥행 성적이 1억 달러를 넘지 못하면서 역대급 흥행 실패를 기록했다. 다르게 말하면 멀티버스 사가로 아무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드라마도 [로키] 시즌 2만 살아남았다. 요즘에는 주변에 MCU에 관심을 갖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썬더볼츠*]는 팬들을 극장으로 유혹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꽤 성공적이다. 그동안 조연 격으로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모여 새로운 팀이 되어가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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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터슨 (Paterson, 2016)Movie/Review 2025. 5. 4. 23:07
아담 드라이버 주연의 [패터슨]을 봤다. 주인공은 패터슨 시에 사는 패터슨이라는 평범한 버스 기사이다. 패터슨은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낸다. 아침에 시리얼을 먹고 출근해서 버스 운전을 하다가 퇴근 후에 아내와 저녁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면 반려견과 산책을 하다 바에 들러서 바 사장님과 간단하게 맥주 한 잔을 하고 집에 와서 와이프 옆에서 잠든다. 이걸 굳이 영화화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다. 패터슨의 취미로 시를 쓴다. 출근길에 매일 쓸 정도로 진심이지만 시집을 낼 마음은 없다. 와이프 외에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괜스레 일을 벌여서 현재의 일상을 깨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로라는 그의 남편인 패터슨과 성격이 정반대이다. 즉흥적이고 취미도 많다. 때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