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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트 오브 킬링 (The Act of Killing, 2012)Movie/Review 2022. 6. 1. 22:17반응형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액트 오브 킬링]을 봤다.
인도네시아 대학살의 주범이 과거를 재연하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메이킹 필름을 또 하나의 영화로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메이킹 필름의 필름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게 킬 포인트. 여러모로 상식의 범주를 한참 벗어난 작품이다.
제목 "액트 오브 킬링"은 '살인 행위' 혹은 '살인 연기'로 해석할 수 있는 중의적인 단어이자 안와르 콩고의 행동을 정확히 묘사하는 단어이다. 이 학살자 집단은 '승자가 곧 정의'라며 자신들의 살인 행위를 숨기긴커녕 직접 연기하여 널리 알리려고 한다. 창작물에서나 보던 소재가 현실로 다가와 당황스러웠다.
이 작품의 배경과 메시지는 영화 역사 전체를 통틀어서 봐도 독창적이지만 사실 영화 자체가 재밌는지는 잘 모르겠다. 러닝타임이 159분으로 다소 긴 편이라 지루한 부분이 꽤 많았다. 장르도 다큐멘터리라 이 단점이 더 크게 드러났다. 대중 영화로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든 작품이 아닐까 싶다.
악당이 주인공인 창작물이 제법 있다. 주인공이 마냥 악하기만 하면 관객이 좋아할 수 없기 때문에 보통 나름의 매력과 정당성을 부여해준다. 현실의 악마에겐 그런 포장을 할 수 없다. 혐오와 악취가 가득할 뿐이다. 안와르 콩고가 자신의 모습에 토악질을 하듯 말이다.
안와르 콩고는 후반부에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듯한 행동을 한다. 영화에서 이런 캐릭터는 보통 최후를 맞기 전에 회개하여 관객의 불편함을 해소한다. 이 악마는 천수를 누리고 2019년에 78세로 생을 마감한다. 학살 피해자의 후손들의 억울함이 얼마나 클지 상상도 안 간다. 안타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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