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나이트 (The Green Knight, 2021)

데브 파텔 주연의 [그린 나이트]를 봤다.

 

아서왕 전설의 "가웨인 경과 녹색 기사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작품.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하지는 않았다. 전개도 다르고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다르다.

 

이 작품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영상미이다. 중세 판타지에 음울한 색채를 입혀서 특유의 신비로움을 준다. 버틸락의 저택 시퀀스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비주얼과 연기도 한몫했다.

 

아서왕 전설에 관심이 없었던 관객에게는 다소 불친절하고 난해한 영화다. 아서왕, 엑스칼리버 등 아서왕 전설의 가장 유명한 키워드가 영화상에서 전혀 나오지 않아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보게 될 수도 있다. 또한, 기사문학을 비튼 작품이라 기사문학을 모르면 작품 해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잘 몰라도 충분히 볼만했다. 명예를 중시하는 기사도 정신과 생존본능 사이에서 고뇌하는 가웨인의 여정이 깊은 울림을 주었다. 중의적 표현인 "off with your head"로 열린 결말을 마무리 짓는 방식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서왕 전설 덕후였다면 고민 없이 별 다섯 개를 줬을 작품. 동진이 형이 다섯 개를 주면 일단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