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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 북 (Green Book, 2018)
    Movie/Review 2020. 6. 17.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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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고 모텐슨, 마허셜라 알리 주연의 [그린 북]을 봤다.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시국이 시국인지라 겸사겸사 보게 되었다.

     

    간단히 요약하면, 부자 흑인과 서민 백인이 로드 트립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우정을 쌓게 된다는 이야기. [언터처블: 1%의 우정]과 메시지는 비슷하지만 1960년대의 인종차별이 만연한 시대상이 반영되어서 훨씬 진중하고 무거운 편이다. [덤 앤 더머]를 연출한 피터 패럴리 감독답게 극 사이사이에 유머를 섞어서 적당한 무게감을 유지했다.

     

    스토리 전개 측면에서도 연출부의 완급조절이 돋보인다. 일례로, 셜리가 술에 취한 첫 장면에서는 인종차별로 인해 두들겨 맞지만 두 번째 취했을 때는 토니가 위협사격으로 강도들을 떠나보낸다. 마찬가지로 셜리가 경찰관을 처음 만난 장면에서는 차별을 겪지만 두 번째에는 경찰관의 도움을 받는다. 관객에게 소소한 반전을 줌과 동시에 스토리에 볼륨감을 넣는 훌륭한 각본과 연출이라는 생각이 든다.

     

    극 중 돈 셜리가 동성애를 하다가 붙잡힌 것으로 연상되는 시퀀스가 나오는데, 이미 인종차별만으로 할 얘기가 많은데 너무 과한 설정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찾아보니 실제로도 그랬었다는 근거가 있는 모양이다. 영화적으로도 과하다 싶은 삶을 현실에서 살았다니 정말 대단한 인물이다.

     

    흑인과 백인의 경제적인 지위를 바꿔서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방식도 정말 좋았다. 극 중 토니는 셜리에게 '당신은 돈도 많고 흑인 문화도 모르지 않냐. 어찌 보면 내가 당신보다 "blacker"하다'라고 하고, 셜리는 이에 응수하지 못한다. 나 또한 저 말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이탈리아 사람들 모두가 피자,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냐고 물으면 나는 아무렇지 않는데 왜 당신은 같은 상황에서 기분 나빠하는가?'. 인종차별의 기준은 개개인에 따라 혹은 인종에 따라 다른 것일까? 참으로 어려운 주제다. 

     

    끝으로, 이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You never win with violence. You only win when you maintain your dignitiy". 인권 운동은 나처럼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은 엄두도 못 낼 일일 것이다.

     

    오랜만에 많은 생각을 하며 보게 한 좋은 작품. 여담으로, [반지의 제왕]의 아라곤이 이 배우인 줄은 전혀 몰랐어서 놀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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