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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젝트 헤일메리 (Project Hail Mary, 2026)
    Movie/Review 2026. 3. 2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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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 로드 & 크리스토퍼 밀러 감독의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봤다.

     

    '마션'의 앤디 위어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SF 영화. 가상의 외계 생명체인 아스트로파지가 태양의 온도를 낮추는 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미지의 별 타우 세티로 떠나 해결책을 궁리하는 과학자의 이야기이다. 타우 세티에서 깨어나 고군분투하는 현재와 아스트로파지의 정체를 탐구하는 과거를 교차 편집을 통해 병렬로 전개한다. 원작도 그랬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각본은 원작에 충실한 편이었다. 관객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은 하드 SF의 어려운 설정과 과학적인 디테일은 빼고 광활한 우주로 홀러 떠난 주인공의 여정을 따뜻하고 명랑한 감성으로 채워 넣었다. 때문에 꽤나 절망적인 상황임에도 좌절과 우울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편도 여행을 떠나는 승무원들은 농담으로 그레이스의 분위기를 풀어주고, 가장 딱딱한 인물인 에바 스트라트도 아름다운 노래를 한 곡조 뽑아낸다. 막막한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로키와 그레이스도 위트 있는 농담을 하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고 개연성 없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낙관이 주는 편안함이 좋았다.

     

    원작을 먼저 읽은 관객 입장에서 영화화를 굉장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각적인 즐거움이 부족한 책의 한계를 적극적으로 메꾸면서도 독자가 상상한 세계를 충실히 재현해 냈다. 로키의 외형, 에리디언의 우주선, 우주선을 잇는 통로 등은 내 상상보다 훨씬 훌륭해서 만족스러웠다. 156분의 긴 러닝타임을 홀로 소화해 낸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도 완성도를 더했다. [마션]의 멧 데이먼에 이어 앤디 위어는 영화화 운이 좋은 것 같다.

     

    영화화 완성도가 가장 체감되는 부분은 결말이었다. 원작은 그레이스가 지구에 있는지 에리드에 있는지 모호하게 만든 후에 주인공이 악기를 연주해서 에리디언의 말을 모방하는 결말을 보여주어 아름다운 반전을 선사한다. 영화는 시각이 먼저인지라 그런 모호함을 만들 수 없다. 대신 제작진은 에리디언이 그레이스를 위해 지구의 해변을 재현해 줬다는 설정으로 바꾸고 아기 에리디언들과 즐겁게 소통하는 모습으로 마무리한다. 소설의 감동을 능가할 수는 없지만 수단의 한계를 장점으로 일정 부분 상쇄한 셈이다. 이 정도면 원작의 팬들도 만족스럽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보는 정말 재밌는 SF 영화. 줄거리를 알고 봐도 재밌으니 말 다 했다. 앤디 위어의 또 다른 소설인 [아르테미스]도 읽어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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