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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타이거 (The White Tiger, 2020)Movie/Review 2026. 3. 9. 01:00반응형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도 영화인 [화이트 타이거]를 봤다.
주인공 발람은 어린 시절 총명해서 한 세기에 한 개체만 나온다는 '화이트 타이거'라는 칭찬을 듣는다. 하지만 딱 그뿐이다. 할와이라는 낮은 카스트를 타고나서 공부할 환경을 갖지 못한다. 버는 돈은 족족 할머니에게 전달되어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쓰인다. 발람의 아버지는 중노동을 하다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난다. 아무리 열심히 한들 소득의 1/3은 마을의 지주인 황새에게 상납해야 한다. 이것이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의 현실이다.
출세욕이 강했던 발람은 현실에 굴하지 않고 노력해서 황새의 서브 운전기사가 된다. 메인 운전기사가 되기 위해 전임자의 약점을 이용해서 그를 쫓아낸다. 그리고 드디어 황새의 아들 아쇽의 운전기사가 된다. 아쇽은 뉴욕에서 공부해서 그의 가족과 다르게 친절하다. 발람에게 Sir을 쓰지 말고 이름을 부르길 권유하고, 차 문 여는 것도 불편해한다. 같이 뉴욕에서 온 핑키도 친절하다.
가족은 계속 그의 발목을 잡는다. 소득의 대부분을 가족에게 보내야 한다. 할머니는 그의 배우자를 이미 찾아놓았다고 한다. 그의 형처럼 가정을 만들어 가족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발람의 주인과 가족 모두 그에게 가족이라는 족쇄를 채운다. 발람의 말처럼 인도의 어두운 면은 해가 들어오지 않는다.
아쇽의 운전기사로 성실히 살던 중 핑키는 발람을 뒤에 태우고 실수로 차 사고를 내버린다. 발람은 주인을 보필하기 위해 잘 어르고 달래서 도망친다. 주인을 잘 모셨다는 생각에 뿌듯해하는 발람을 기다리는 건 누명이다. 황새는 발람이 뺑소니 사고를 냈다는 자백서를 들이밀고 발람은 어쩔 수 없이 사인을 한다. 그 자리에 핑키는 없고 아쇽은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황새와 그의 형이 발람을 하대한다고 화를 내던 부부는 정작 용기가 필요할 때는 아버지의 뒤로 숨어버린다.
감옥 갈 생각에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신고가 없어서 사고가 없던 일이 되었다. 핑키는 인도 문화에 질려 미국으로 도망쳐 버린다. 아쇽은 핑키를 공항으로 태워준 발람을 비난하고 때린다. 그렇게 친절했던 아쇽은 이제 발람을 아무렇지 않게 때리고 차 문을 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핑키에게 가고 싶지 않냐는 물음에 '내 나라는 여기다'라고 답한다.
어느 날 할머니가 그에게 조카를 보낸다. 조카를 통해 보낸 편지엔 7개월 동안 보내지 않은 돈을 빨리 달라고 쓰여있다. 계속 안 보내면 배우자도 보내겠다고 한다. 그는 조카의 뺨을 후려친다. 미안했는지 다음날 조카와 함께 그가 어릴 적에 불렸던 화이트 타이거를 보러 간다. 화이트 타이거는 위압감을 자랑하지만 철창에 갇혀있는 신세이다. 그의 아버지와 겹쳐 보이면서 발람은 의식을 잃는다.
이후 발람은 아쇽과 몽구스가 운전기사를 대체하고 싶다는 대화를 엿듣는다. 발람의 분노가 폭발한다. 아쇽의 부인처럼 그를 극진히 대하고 심지어 누명까지 써주었지만 돌아오는 건 핑키가 건넨 9,300 루피와 해고다. 결국 그는 아쇽과 함께 뇌물은 전달하러 가던 길에서 아쇽을 죽이다. 차에 탄 발람의 눈에는 생기가 가득하다.
벵갈루루로 떠난 발람은 자신이 보고 들은 걸 토대로 사업을 시작한다. 경찰서장에게 뇌물을 주고 택시 사업을 시작한다. 검은 돈으로 시작하지만 그의 경영 철학은 매우 윤리적이다. 직원들을 노예가 아닌 직원으로 대하고, 직원과 정식으로 계약서를 쓰고, 문제가 생기면 직접 책임을 지고 해결한다. 아쇽이 하고 싶다던 스타트업의 꿈을 이뤘다. 발람은 지명수배를 피하기 위해 가명으로 산다. 바로 '아쇽'의 이름으로 말이다. 자신의 고향에서 일가족 17명이 죽었다는 기사를 보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렇게 성공한 발람과 그의 조카를 비추며 영화가 끝난다.
인도의 밝은 면을 강조하는 발리우드와는 정반대의 내러티브를 가진 작품을 보게 되어 재밌었다. 아마 감독이 인도 사람이 아니라 이란계 미국인이라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감독의 영화를 더 찾아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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