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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든페이스 (2024)
    Movie/Review 2025. 1. 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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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우 감독, 송승헌, 박지현, 조여정 주연의 [히든 페이스]를 봤다.

     

    김대우 감독의 작품을 풀로 보는 건 처음이다. [음란서생], [방자전], [인간중독] 모두 제대로 본 적은 없다. 감독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19금 멜로를 볼 거면 그냥 야동을 보면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리메이크작이기도 하고 소재가 워낙 독특해서 그런 거부감을 떨쳐내고 보게 되었다. 손익분기점을 넘은 흥행 성적이 이를 방증한다.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는 쉬운 길을 걸을 수도 있었지만 소재와 몇 가지 설정만 유지하고 새롭게 각색했다. 원작과 달리 두 여주인공은 서로 아는 사이를 넘어서 사랑을 나누던 관계이다. 신수연은 오케스트라 단장의 딸이자 첼리스트 단원, 김미주도 첼리스트라는 설정을 추가해서 세 주인공의 접점을 늘리고 관계성을 깊게 잡아가는 선택을 했다. 관객이 치정극에 좀 더 몰입하게 만드는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변경된 부분이 워낙 많아서 원작을 본 직후에 봤음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이 작품의 중심은 박지현 배우가 연기한 김미주이다. M 성향을 가진 동성애자가 복수를 위해 남자를 유혹하는 상당히 입체적인 캐릭터를 박지현 배우가 정말 훌륭하게 연기했다. 특히 순하고 로맨틱하다가도 돌연 반쯤 돌아버린 듯한 느낌을 주는 그녀의 눈망울이 인상적이었다. 감독의 장기인 정사신은 영상미도 좋고 배우 연기도 좋아서 완성도가 정말 높았다. 박지현 배우의 매력에 반했다.

     

    반면 송승헌의 연기는 아쉬움이 남는다. 각본이 의도한 측면도 있으나 극의 흐름을 유지하는 기능적인 역할에 그쳤다. 다른 연기파 배우가 맡았다면 훨씬 박진감이 넘치지 않았을까 싶다. 종종 송승헌의 연기를 본 적이 있는데 연기력이 좋은 배우인지 잘 모르겠다. 좋지 않다면 왜 자꾸 기용될까.

     

    다만 결말은 다소 아쉬웠다. 수연이 밖으로 나온 이후로 복수에 눈이 멀었던 미주는 진정한 수연의 노예로 거듭나고 성진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당연하게 살아간다. 이런 결말을 내려면 관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러닝타임을 늘려서라도 서사를 더해야 했다. 계급 갈등을 다루고 있으니 수연을 좀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결말이 더 잘 어울렸을 것 같다. 쾌감도 없고 설득력도 부족한데 자극만 강한 결말이라 좀 아쉽다.

     

    리메이크작은 여간해서는 원작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거의 비슷한 수준의 퀄리티로 잘 만든 것 같다. 원작을 본 직후에 봐도 볼만할 정도이니 말 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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