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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Lucy, 2014)Movie/Review 2014. 9. 21. 22:50반응형
스칼렛 요한슨과 최민식의 만남, [루시]를 보고 왔다.
비록 과학적으로 틀린 사실임이 입증되었지만 '인간의 뇌를 100% 쓸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은 영화에서 쓰기 굉장히 좋고 SF매니아들을 끌어모으기 쉬운 소재이다.
하지만 제대로 잘 쓴다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이다. 아무리 좋은 소재라도 맹점이 있는 법이고 그걸 극복해야 잘 빠진 영화가 나오는 법이다. 참신한 소재를 제대로 못 써먹은 [트랜센던스]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 은 그 부분을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이 소재의 맹점은 '뇌의 100%를 다 쓰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있다. 주인공이 강해짐에 따라 다른 등장인물은 상대적으로 작아져 텐션이 사라진다. 긴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을 강하게 하자니 그냥 히어로물과 다를 바가 없어진다. 이 딜레마를 현명하게 풀어내지 못하니 영화의 목적이 없어지고 중반부부터는 이 작품을 보고 있을 이유가 사라져간다.
소재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은 물음을 던짐에 그쳤지만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철저하게 상업 영화만 찍는 탓에 욕을 많이 먹는 뤽 베송 감독의 작품임에도 이런 형태의 접근이 있었던 것은 퍽 새롭다.
연기는 그다지 짚을 점이 없었다. 스칼렛 요한슨이 맡은 '루시'는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고 최민식의 존재감은 역시나 돋보이지만 각본에 밀려 초반부 이후로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 사실 모든 등장인물이 평면적이고 매력적이지 않다.
이 작품이 왜 북미 수익 1억불을 기록했는지 작품 자체만 보고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굳이 분석을 해보자면, 소재의 매력과 '블랙 위도우'가 메인이 되는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의 바람이 주를 이뤘다고 본다. 그만큼 스칼렛 요한슨의 티켓 파워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는 듯하다.
러닝타임이 짧아 다행이긴 했지만 아쉬운 점이 무수히 많은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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