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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 (Mass, 2021)Movie/Review 2022. 7. 2. 23:53반응형
프랜 크랜즈 감독의 [매스]를 봤다. [캐빈 인 더 우즈]의 주연을 맡았던 배우의 감독 데뷔작이라고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소년심판]에 등장하는 모든 가해자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부모와 사회 탓을 했었다. 비행 청소년 본인의 잘못도 물론 있지만 좋은 환경에서 자랐더라면 달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만을 탓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가상의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부모들의 대화를 보여준다. 가해자의 부모는 나름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아이를 키웠다. 그 아이는 어느 날 폭탄과 소총으로 같은 학교 학생들을 살해하고 자살했다.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어떻게 살인자가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부모로서 완벽하진 않았지만 [소년심판]의 에피소드처럼 아이를 버리거나 때리지는 않았다. 살인자의 부모가 되었기 때문에 피해자의 부모와 사회의 분노를 감내해야 한다. 이들도 영문을 모른 채 아이를 잃은 유가족이지만 동정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들로 살아가고 있다.
피해자의 부모는 어느 날 이유 없이 아이를 잃었다. 부모는 내 아이가 왜 살해되었는지 납득하고 싶다. 착하게 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살인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부모는 가해자의 부모를 통해 가해자가 어떤 환경에서 살았고, 어떻게 살인자가 되었는지 알고 싶다. 아이를 키운 부모라면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논리적으로 납득하고 싶어한다.
작품은 이 두 부모가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스토리이다. 당연하게도 피해자의 부모는 가해자의 부모를 비난하고 싶다. 왜 아이를 그렇게 키웠는지, 아이가 악인이 되는 걸 어떻게 모를 수 있는지를 따져 묻는다. 가해자의 부모는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솔직히 이야기한다.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비난을 주고받으며 점차 이해와 용서의 무드가 형성되어간다.
그동안 [케빈에 대하여] 등 살인자의 심리를 다룬 작품은 많이 봤지만 그 부모의 심정을 깊이 파고든 영화는 처음 보는 것 같다. 덕분에 내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을 다뤄주어서 좋았다. 아마 아이를 가진 부모가 본다면 느끼는 바가 훨씬 많을 것 같다.
또한, 인간과 인간이 솔직하게 대화하여 서로에게 공감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다웠다. 평소에 이성과 논리를 좇는 편이라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이 작품은 111분의 러닝타임 동안 한 장소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온전히 배우들의 연기와 각본만으로 극이 진행된다. 중반부 즈음에 약간 지루함을 느꼈으나 후반부부터는 흡입력이 대단해서 영화에 온전히 집중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봐서 뿌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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