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스 게임 (Molly's Game, 2017)

아론 소킨 연출/각본, 제시카 차스테인 주연의 [몰리스 게임]을 봤다. (번역은 황석희)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각본가인 아론 소킨의 연출 데뷔작. 여기에 제시카 차스테인과 이드리스 엘바까지 나오다니 참으로 만족스러운 캐스팅이다. 아론 소킨답게 역시나 압도적으로 많은 대사량을 자랑한다. 배우들은 물론이고 자막으로 읽는 외국 관객들도 꽤나 힘들 것이다.

전반적인 작품 퀄리티는 좋은 편이지만 스토리 자체의 매력은 다소 떨어지고 늘어지는 느낌도 없지 않다.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어서 드라마틱한 요소가 부족한 것 같다. 후반부 갈등의 해소가 너무도 쉽게 이루어지는 점도 작위적으로 느껴져 아쉽다.

이드리스 엘바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서 잘 받쳐주긴 하지만, 이 작품은 오롯이 제시카 차스테인의 원맨쇼다. 승리에 목말라 내달리다가 몰락의 길을 걷지만 자기자신만큼은 잃지 않으려는 몰리 블룸이라는 인물을 그녀답게 멋있게 연기해주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미스 슬로운]에서 맡은 캐릭터가 훨씬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그녀가 이런 류의 캐릭터들을 더 많이 맡아주었으면 한다.

기대보다는 아쉬운 점이 더 많은 아론 소킨의 첫 연출작. 앞으로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