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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2016)Movie/Review 2016. 7. 30. 20:50반응형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을 봤다.
연상호 감독의 작품 중에서는 [사이비]를 봤었는데 굉장히 재밌었다. 종교와 실체 없는 믿음에 대한 날선 비판을 애니메이션에 담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저예산이라 그런지 그래픽 퀄리티가 많이 아쉬웠지만 말이다. 애니메이션을 주로 연출한 그가 맡은 첫 실사영화가 좀비물이라니... 역시나 범상치 않는 감독이다.
개인적으로 좀비물을 좋아해서 많이 접한 편이다. [새벽의 저주], [28일 후], [28주 후], [월드워Z],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등등 굉장히 많이 봤다. 그래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좀비영화가 어떨지 많이 궁금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볼거리였다. 각본도 각본이지만 장르 영화의 핵심은 기존 작품들과의 차별성이다. 특히나 좀비영화에서는 다른 작품들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면을 얼마나 보여주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월드워Z]를 흥미롭게 본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 또한 재밌게 봤다. [월드워Z]에서 참고한 듯한 장면들이 많이 보이기는 했지만 달리는 열차에 몇백명의 좀비들이 매달려가는 모습은 상당히 신선했다. 그 외에도 열차 안에서 싸우는 장면들은 기존에 접하지 못했었다. 15세 이상 관람가라서 잔인한 장면이 생각보다 적었는데,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과하게 잔인하고 징그러우면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작품에 출연한 배우 중 마동석의 역할이 가장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머리 속에 각인되어있는 그의 이미지가 작품 내에서 똑같이 구현되니 정말 재밌었다. 작품에 주연보다도 더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좀비영화를 많이 본 입장으로서, 사실 줄거리는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선인과 악인의 갈등, 권선징악적인 요소 등등의 공통점이 있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좀비보다도 더 무서운 인간의 이기심과 잔악함이다. 이 때문에 좀비영화는 기본적으로 사회 비판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연상호 감독이 좀비 영화를 고른 이유도 이 점에 있다고 본다. 감독은 여기에 한국 정부의 무능함까지 보여주고 이는 설득력이 강하다.
많이 아쉬웠던 것은 후반부였다. 볼거리로 꽉꽉 채우느라 좀비가 생긴 원인이나 기타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었던 것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 문제는 중반부부터 스멀스멀 기어올라와서 후반부에 절정에 달하는 신파와 억지감동이었다. 특히 주인공의 회상씬은 '이래서 한국영화를 못 보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분명 제작사의 요구일텐데 언제쯤 정신을 차릴지 심히 걱정된다.
이 작품은 굳이 '한국산'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볼만한 좀비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신파만 아니었다면 극찬을 했을텐데 많이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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