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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Portrait of a Lady on Fire, 2019)Movie/Review 2024. 12. 1. 18:17반응형
셀렌 시아마 감독, 아델 에넬, 노에미 메를랑 주연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봤다.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퀴어 로맨스 영화. 감독인 셀렌 시아마 본인이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라 여성에 관한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있고 동성애 요소도 있다고 한다. 이 작품도 딱 그렇다. 주연 배우인 아델 에넬과 한때 연인 사이였고 그녀를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썼다고 한다. 아메리칸 마인드 저리 가라다.
여성주의적인 작품답게 임신, 생리와 같은 여성의 상징도 자연스럽게 같이 다룬다. 퀴어 영화답게 수북한 겨드랑이 털도 나온다. 어린아이가 옆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낙태 시술을 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가부장적인 시대에서 여성이 짊어져야 했던 아픔을 공감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연출이었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를 에우리디케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아이디어와 비유도 재밌었다. 여성주의라는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세계로 당일치기 여행한 기분이다.
각본도 각본이지만 연출이 정말 대단했다. 초반까지는 좀 지루했지만 두 주인공의 로맨스가 시작되면서 몰입감이 상당했다. 자연스럽게 두 인물의 눈빛, 손짓, 입술에 집중하며 보게 되었다. 연기, 영상미, 음향도 훌륭했다. 이런 감성적인 로맨스는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완성도가 높아 재미있게 볼 수밖에 없었다. 여담으로 노에미 메를랑이 정말 이쁘게 나왔다.
토드 헤인스가 연출한 [캐롤]보다는 감독의 에고가 훨씬 강하게 드러나서 좋았다. 다만 나와 너무나도 다른 세계에 사는 셀렌 시아마 감독의 작품을 다시 볼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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