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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테랑 2 (2024)
    Movie/Review 2024. 9. 24. 21:00

    류승완 감독, 황정민, 정해인 주연의 [베테랑 2]를 봤다.

     

    전작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속편. 세계관은 당연히 1편과 이어지지만 접점이 많지는 않다. 전작이 나온 지 워낙 오래됐으니 복습을 하고 오면 즐길 거리가 조금 더 있었을 것 같다.

     

    호불호가 많이 갈려서 갑론을박이 참 많은 영화다. 전작은 악을 처단한다는 목적지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달려 나가는 폭주기관차였다. 반면 이번엔 경찰이지만 법망 밖에서 행동하는 다크 히어로를 메인 빌런으로 내세워 관객에게 정의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감독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다크 히어로는 히어로가 아니다.' 명절 영화치고는 묵직하고 심오한 주제일 수 있겠으나 나에게는 진부한 설정과 주제 의식이었다. 히어로물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이미 많이 다룬 소재이기 때문이다. 가족영화를 표방했다면 훨씬 직관적으로 갔어야 하고,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면 훨씬 더 뾰족했어야 했다. 이도 저도 아니니 관람평도 크게 나뉘는 것 같다.

     

    류승완 감독의 장기인 액션 연출은 정말 좋았다. 전작보다 퀄리티가 훨씬 높고 보는 맛이 있었다. 극 중 박선우가 가짜 해치와 함께 계단을 구르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정해인이 액션 장면을 정말 잘 소화했다.

     

    각본은 아쉬운 점이 참 많다. 어느덧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아버린 사이버 렉카를 소재로 해서 현실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었겠지만 극이 너무 가벼워 보이고 반대로 현실성이 떨어졌다. 범인 인도 현장까지 찾아가서 계란을 던지고 유튜브 촬영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 딱히 그런 기억이 없기도 하고 너무 과하게 극화했다. 현대 사회의 문제를 깊이 고찰하지 않고 소모적으로 사용한 것 같다. 오달수가 연기한 오재평을 제외하고는 조연인 수사대 동료들의 비중이 전작에 비해 현저히 적어진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평가가 크게 나뉘는 가운데 호평일색인 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정해인의 연기이다. 순둥순둥한 얼굴에 광기 어린 눈빛을 더해 살벌한 사이코패스 악역을 훌륭하게 연기했다. 작품의 흥행에 정해인이 기여하는 비중이 5할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박선우라는 캐릭터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중반부까지는 경찰에서 용의자 특정을 못할 정도로 치밀하고 빈틈없는 캐릭터로 비춰졌는데 후반부에는 과하게 감정적이고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관계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투이를 처단하는 전개가 가장 의아했다. 박선우를 유튜버 말만 듣고 살인을 감행할 정도로 수준이 낮은 캐릭터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살인은 살인이야'라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박선우를 희생해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이 점이 영화의 가장 큰 패착이었다고 본다. 

     

    기대를 안 하고 갔는데도 실망이 큰 영화. 3편은 나오면 안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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