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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Arrival, 2016)Movie/Review 2017. 2. 12. 23:43반응형
드니 빌뇌브 연출, 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레너 주연의 [컨택트]를 봤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이 감독의 작품 중에서는 [프리즈너스]와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를 봤었다. 솔직히 말해서 두 작품 다 썩 재밌게 보지는 않았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공통적으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몰입감이 대단해서 실력이 뛰어난 감독으로 인식했었다.
앞서 언급한 두 작품과 다르게 이 작품은 정말 재밌게 봤다. 참신하고 독창적이며 생생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특히 개연성이 매우 높아서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내가 영화 속 상황에 처해있다는 착각이 들면서 작품에 빨려들어갔다. 높은 사실감이 높은 몰입감을 주는 경험은 처음 해보는 것 같다. 소설 'Story of Your Life'를 정말 훌륭하게 각색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만이 이 작품의 강점은 아니다.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외계의 언어를 현대의 지성으로 습득하려는 모습은 경이롭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언어를 과학적인 접근과 동시에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태도 또한 인상 깊다. 인터넷에서 본 '문과생이 만든 SF'라는 말이 떠오른다.
사용하는 언어가 생각하는 방식을 결정하고 세계를 보는 시각도 바꾼다는 언어결정론을 토대로 하여 시간의 비선형성과 외계인의 목적을 설명하는 것 또한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었다. 특히, 그 소재를 스토리 전개 상에서 반전의 도구로써 활용하는 방식은 감독에 대한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배우 에이미 아담스의 섬세한 연기 또한 훌륭하여 몰입감을 더해준다. 시간축이 뒤틀려 미래를 알게된 주인공이 한 선택에 대해 공감하고 곱씹을 수 있도록 표현해내었다. 엄청난 배우가 되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나로서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과학적이면서 인문학적이고, 외적이면서 내적이며, 쉬우면서도 어렵다. 아직 고작 2월이지만 올해 본 작품 중에 가장 뛰어난 다섯편을 고르라면 꼽을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드니 빌뇌브의 역량이 무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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