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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2003)
    Movie/Review 2024. 9. 13. 23:41

    소피아 코폴라 감독, 빌 머레이,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봤다.

    원치 않게 도쿄에 방문한 외로운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일본을 배경으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오롯이 영상으로 담아냈다. 연출, 촬영, 각본, 연기 등의 모든 요소가 두 남녀의 고독과 소외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에 집중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작품만의 아이덴티티가 뚜렷해서 좋다. 다른 서양권의 나라를 배경으로 했다면 이런 감성이 생기지는 못했을 것 같다.

     

    극의 주인공인 밥과 샬롯은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이다. 밥은 가정이 있는 중년 남성 영화배우다. 많은 중년 남성이 그렇듯 가정에서 존재감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광고 촬영 때문에 도쿄를 방문해서 문화에 도통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샬롯은 대학교를 갓 졸업한 결혼 2년 차 여성이다. 남편의 일 때문에 도쿄에 와있지만 썩 마음에 들어 하진 않는다. 남편과 썩 잘 맞지는 않고 남편이 일 중독이라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막막한 전형적인 20대 초반이기도 하다.

     

    이렇듯 서로 접점이 없는 둘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현재의 삶이 매우 외롭다. 일본에서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고 적응할 마음도 없다. 그 공통 분모를 통해 서서히 친해지지만 둘 모두 혼인 중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하게 선을 유지한다. 샬롯이 밥의 어깨의 기대고, 밥과 샬롯이 한 침대에 누워 밥이 샬롯의 발을 만지고, 마지막 날 엘리베이터에서 아쉬움 가득한 작별 인사를 나누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는 못한다. 감정을 발산하지 못하는 전개가 작품의 톤을 강화해 줘서 좋았다.

     

    스칼렛 요한슨의 앳된 모습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당시에 만 17세였다고 하는데 외로운 20대 초반 여성을 정말 잘 표현해냈다. BAFTA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때가 만 19세인데 지금이랑 외모가 크게 차이가 없어서 놀랍다.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산 경험이 있어서인지 밥과 샬롯이 느끼는 외로움을 비롯한 다양한 감정에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에 밥이 샬롯에게 귓속말로 어떤 이야기를 했을지 참 궁금하다. 해피 엔딩은 아니었을 것 같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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