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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더 우먼 1984 (Wonder Woman 1984, 2020)
    Movie/Review 2022. 10. 1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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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 가돗 주연의 [원더 우먼 1984]를 봤다.

     

    전작 [원더 우먼]은 당시 흥행 참패의 늪에 빠지던 DCEU 세계관 작품 중에서 크게 호평을 받았다. 방패를 들고 오로지 직진만 하는 액션씬이 여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았다. 개봉 후 5년이나 지났는데 말이다.

     

    감독 및 제작진, 주연 배우가 모두 전작과 동일해서 속편도 잘 되겠다 싶었는데 관객 평과 평론 가평 모두 좋지 않았다. 그래서 쭉 안 보다가 이제야 봤다. 아니나 다를까 연출, 각본 모두 형편없었다.

     

    각본부터 보자. 전작에서 크리스 파인이 연기한 스티브 트레버는 사이드킥 역할을 충실하게 해 줬고, 원더우먼 캐릭터에 입체감을 넣는 역할을 했다. 스타 배우이기 때문에 속편 출연도 같이 하겠다 싶었는데 마지막에 죽어버렸다. 전작의 배경이 1차 세계 대전 시기이기 때문에 퇴장시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가 현재 시점으로 전개하는 상황에서 계속 과거에 머물 순 없을 테니까.

     

    스티브 트레버를 버리기로 했으면 확실히 버렸어야 했다. 이런 식으로 스토리 전개를 위해 억지로 되살리는 건 큰 실수였다. 때문에 중반부부터 전개가 뻔해지고 우리가 이미 다 아는 전작의 러브 스토리가 반복되었다. 차라리 다이애나와 각별한 다른 캐릭터를 등장시켰더라면 훨씬 신선하고 원작 팬들도 만족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결말도 참 마음에 안 들었다. 메인 빌런인 맥스웰 로드의 힘은 인간 개개인의 소원에 비례해서 강해진다. 웹툰 "트레이스"에 인간의 믿음을 매개로 하는 비슷한 느낌의 빌런이 있는데, 이 빌런을 해치우는 서사를 위해 여러 장치와 복선을 촘촘히 쌓아나간다. 그런데 원더 우먼이 맥스웰 로드를 격파하는 방법은 너무도 허무하다. 아들 얼굴을 보여주며 가족애에 호소할 뿐이다. 블록버스터의 호쾌한 액션을 기대한 관객에게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꼴이 되었다. 저스티스 리그 멤버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힘을 가진 원더 우먼을 이렇게 소모하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혹자는 "바로 직전에 치타와의 액션신을 넣지 않았냐?"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시퀀스는 액션 연출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전작의 원더 우먼은 방패를 들어 묵직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직선 돌진을 하는 매력이 있었다. 그런데  이 시퀀스에서는 무거운 전설의 황금 슈트를 입은 탓에 속도감은 없고 줄곧 맞기만 한다. 슈트가 좋은 것도 아니다. 치타가 맹공격을 하니 날개가 다 떨어진다. 결국 기지를 발휘해 물속에서 감전시켜 이기는 게 끝. 이렇게까지 전작과 다를 수 있나 싶을 정도다.

     

    별 반개를 더 깎아먹은 건 러닝타임 때문이다. 그리 길게 끌 내용도 없는데 러닝타임을 151분이나 잡아버려서 더 지루했다. 스토리 전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은 초반부 데미스키라 시퀀스를 통으로 걷어내고 러닝타임을 2시간 안쪽으로 줄였다면 그나마 나았을 것 같다.

     

    이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갤 가돗이 흰색 드레스를 입고 외모를 뽐낼 때뿐이었다. 에즈라 밀러가 나락 간 마당에 DCEU 메인 세계관은 그냥 셔터를 닫는 게 모두에게 이롭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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