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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2004)Book/Review 2024. 10. 26. 19:53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봤다.
국정감사 자리에서 축하 박수를 치고 책은 수요가 너무 많아 예약 구매해야 될 정도로 핫한 한강 작가의 대표작. 몰랐는데 2010년에 독립 영화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데 영화에 관한 이야기가 없는 걸 보면 별로 재밌지는 않은 모양이다.
영상 매체인 영화와는 달리 문학 작품은 번역이 굉장히 중요한데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대표작을 원문 그대로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영문판은 오역이 심하다는 비판이 있던데 수상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는지 궁금하다.[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불꽃〉으로 이뤄진 연작 소설이다. 끔찍한 꿈을 꾸고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한 영혜, 처제인 영혜와 관계를 맺는 장면을 촬영하고 싶은 형부, 이 둘의 연결고리인 영혜의 언니 인혜가 각 연작의 주인공이다.
제목이 채식주의자라서 잔잔하고 생태주의적인 힐링 스토리로 예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보편적인 윤리관과는 상당히 먼 이야기인 데다가 폭력적이고 성적인 묘사도 많다. 반면에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울해서 마음 편히 보긴 어렵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책을 짧게 짧게 끊어서 보는 편인데도 흡입력이 상당해서 며칠 만에 다 봐버렸다. 특히 <몽고반점>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서 중간에 덮지 못하고 계속 읽게 되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확 와닿지는 않았지만 채식주의에 대한 이해도는 많이 높아진 것 같다. 그동안은 그렇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고 개인의 취향이니 최대한 존중하는 정도였는데 채식주의자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한강 작가는 실제로 4년 정도 락토-오보 베지테리언이었다고 한다.
장편 소설치고는 짧은 편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이야기에 부담이 없다면 추천할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우울한 책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 작가의 다른 작품도 볼 지는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