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디너 (The Dinner, 2014)

이탈리아 영화인 [더 디너]를 봤다.

 

인간은 모순 덩어리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 주인공은 자신의 이상에 맞춰 살지 않는 형을 무시하지만 막상 자신의 현실이 되니 바로 부정해버린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미워할 순 없다. 지극히 인간다운 선택이다.

 

형제의 가정이 철저하게 대비를 이루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재력, 가치관, 외모, 취미 등 모든 걸 대비되도록 만든 점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감독의 메시지가 너무 뻔히 보여서 답을 정해놓은 교과서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형 부부가 입체성을 가지지 못하고 기능적인 역할에 그치는 점도 아쉬웠다.

 

영화를 보며 자연스럽게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어떻게 할지 상상해보게 되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 이미 많이 있지만, 이 작품은 굉장히 사실적이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여담으로, 왜 굳이 청소년 관람불가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여자가 나체로 집에서 돌아다니는 장면을 빼면 15세 관람가로 해도 충분해 보인다. 아마 이탈리아에선 그랬지만 우리나라에서 청불로 분류되지 않았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