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eview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Minimalism: A Documentary About the Important Things, 2015)

Joonki 2020. 10. 2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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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을 다룬 다큐멘터리인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봤다.

 

나는 나 자신을 미니멀리스트라고 여겨왔다. 미니멀리즘에 대해 공부하거나 심취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소비를 귀찮아하고 단순함을 좋아하는 성향으로 인해 남들에 비해 소유물이 적은 편이었을 뿐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니멀리즘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며 책도 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에 출연한 사람들은 당연히 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단순히 물건을 덜 사는 것을 넘어서 이동 가능한 집에서 살거나 아예 집 없이 사는 사람도 있다. 주인공인 라이언 니코디머스와 조슈아 밀번은 미니멀리즘이 행복의 필수 조건이라는 사이비스러운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필요한 물건만 사고 그 외의 시간은 개인의 행복에 집중하라고 강조한다. "Love people, Use things". 

 

하지만 이들은 생활 양식의 변화가 개인의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혹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작품에 등장한 대부분의 미니멀리스트들은 번듯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나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쓰고 강연을 한다. 그리고 필요한 것만 가지고 단순하게 사는 미니멀리즘과 치열한 경쟁의 연속인 직장 생활은 양립하기 힘들다는 어조로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직장인은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없는 것인가? 워커홀릭과 미니멀리즘은 배타적인 관계인가? 이 다큐멘터리는 미니멀리즘이라는 생활양식을 어떤 가치관과 태도로 적용해야 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인세와 강연료를 주 수입원으로 삼게 된 덕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살고 있으면서 당신도 나처럼 하라고 하니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니멀리즘의 대표적인 인물을 말해보라면 아마 스티브 잡스이지 않나 싶다. 잡스는 제품을 만들 때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에 집중했고, 물건을 살 때 그것이 그에게 주는 가치에 대해 깊게 생각했다고 한다. 집 안에 가구가 없어서 사람이 오면 바닥에 앉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잡스 또한 사회 구성원 중 대다수에 속하는 이는 아니어서 그를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미니멀리즘의 겉만 핥은 작품인 것 같아 아쉽지만 그래도 배울 점이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는 물건을 살 때 이전보다 더 깊게 생각하고 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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