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eview

위키드 (Wicked: Part One, 2024)

Joonki 2024. 11. 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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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추 연출,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주연의 [위키드]를 봤다.

 

동명의 뮤지컬의 1막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 2막에 해당하는 파트 2는 내년 개봉으로 계획되어 있다. 원작 소설은 소설 '오즈의 마법사'가 시작되기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2차 창작이라고 한다. 2차 창작물이 세계적인 뮤지컬이 되다니 신기하다.

 

뮤지컬 [위키드]도 안 봤고 [오즈의 마법사]의 스토리도 전혀 모르는 입장에서는 재밌게 볼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소설과 뮤지컬을 통해 오랜 세월 동안 다듬어진 세계관, 판타지 장르를 기반으로 한 화려한 영상미와 연출, 배우들의 가창력이 어우러져 완성도가 매우 높다. 특히 마지막 스코어인 'Defying Gravity' 시퀀스는 역대 뮤지컬 영화 중에서도 손꼽힐 수준의 임팩트를 가져다주었다. 엘파바가 기나긴 검정 망토를 흩날리며 빗자루를 타고 서쪽으로 나아가는 장면은 정말 아름다워서 영화관에서 다시 보고 싶을 정도다.

 

언뜻 보면 모든 인종과 성별이 화합한 모습처럼 보이지만 초록색 피부를 가지고 있는 엘파바, 장애를 갖고 있는 엘파바의 여동생, 동물들을 향한 차별이 만연한 사회를 통해 원작이 그랬듯 인종 혹은 소수자 차별을 비판하는 메시지도 인상적이었다. 전체관람가이니 아이들에게 교훈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러닝타임이 160분으로 꽤나 긴 편에 속해서 중반부에는 좀 지루할 때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시퀀스가 너무 황홀해서 엔딩 크레딧이 내려갈 때 지루함을 느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다.

 

아리아나 그란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밥맛 없는 첫인상으로 시작해서 엘파바와의 여정을 통해 달라지는 글린다라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정말 훌륭하게 연기했다. 신비로운 외모부터 노래 실력까지 글린다 역에 꼭 맞는 배우이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작고 아담한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수준의 성량이 나오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뮤지컬 곡인 'Popular'를 샘플링한 Mika의 'Popular Song'을 피처링한 게 12년 전인 2012년이었는데 이렇게 영화 주연이 될지 누가 알았을까. 이 작품을 통해 아리아나 그란데와 에단 슬레이터의 불륜 의혹이 꽤나 뜨거웠는데 흥행에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겠다.

 

넓은 스크린과 입체적인 사운드가 있어야만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관을 나오자마자 지인들에게 볼거면 제발 극장에서 보라고 권할 정도였다. 빨리 파트 2가 나오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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