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eview

오늘의 여자 주인공 (Woman of the Hour, 2023)

Joonki 2024. 11. 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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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켄드릭 연출, 주연의 [오늘의 여자 주인공]을 봤다.

 

실존했던 연쇄살인마 로드니 알칼라를 소재로 한 작품. 로드니 알칼라는 무려 11년 동안 130명에 달하는 여성을 살해한 연쇄살인마이다. 1970년대라 지금보다 범인을 잡기 힘들긴 했겠지만 어떻게 그 긴 시간 동안 안 잡힐 수 있었는지 좀 의아하다. '더 데이팅 게임'이라는 TV쇼에 나온 이후에도 1년 넘게 잡히지 않았다.

 

감독인 안나 켄드릭은 범인보다는 피해자에 초점을 맞췄다. 로드니의 현란한 말솜씨에 넘어가 무참히 살해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시간 순으로 풀어냄과 동시에 데이팅 게임 쇼로 대표되는 성차별적인 환경에 놓인 셰릴의 이야기를 펼치는 구성을 택했다. 때문에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모호하다. 성차별을 주제로 했다기엔 연쇄살인마 소재랑 따로 놀고 로드니 알칼라의 심리나 살해 동기를 제대로 다루지도 않는다. 감독은 성범죄와 성차별을 동일시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13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마라는 좋은 소재를 다루기에 적합한 접근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시대상도 있겠지만 한국에 사는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점이 있다. 이사를 하는 스튜어디스, 오갈 데 없는 가출청소년, 사진 모델이 된 여성 모두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처음 보는 범인을 믿고 그의 차에 올라탄다. 한국도 옛날에는 이웃 간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집 문을 열어놓기도 했으니 마찬가지였겠구나 싶기는 하다.

 

94분의 짧은 러닝타임 덕에 그럭저럭 지루함 없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나저나 안나 켄드릭은 참 안 늙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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