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eview

제랄드의 게임 (Gerald's Game, 2017)

Joonki 2018. 1. 7.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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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제랄드의 게임]을 봤다.


남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수갑 플레이를 하려다 남편은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양쪽 침대 기둥에 수갑을 찬 주인공은 생존을 꾀하는 스토리.


초반부에 별장 문을 열어놓는 장면이 부각되길래 뻔한 슬래셔 무비 정도로 예상을 했었는데 완전히 빗나갔다. 가상의 자신과 남편을 통해 심리를 묘사하는 방식은 기발했다. 아마 소설에서 그대로 따오지 않았을까. 회상씬이 있긴 하지만 침실이라는 지극히 한정된 공간에서 90분 이상의 러닝타임을 지탱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잘해내지는 못했다.


다소 잔인한 장면들이 있었다. 개가 남편 시체를 먹는 장면도 좀 징그러웠는데, 후반부에 수갑을 벗는 장면은 정말 소름이 돋는다. 종종 액션영화를 통해 수갑을 비교적 간단히 벗는 모습을 많이 봐왔는데, 현실은 어떤지 깨닫게 되었다. 수갑찰 짓은 하지 말자.


이 작품은 결말부에서 빛이 난다. 어린 나이의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 뒤틀린 성관념을 자신에게 강요하는 남편, 그리고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았지만 매일밤 악몽에 들게 했던 정신이상자. 주인공은 그들의 폭력으로 인해 고통받았으나 역설적으로 그녀는 그들의 보호를 받았었다. 그 굴레를 끊어낸 후의 주인공에게서 당당함과 평온함이 느껴진다. 어찌보면 남성의 폭력에 대한 저항과 극복을 통해 능동적인 삶을 얻게된 어느 여성의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겠다.


주인공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공유하고 자신과 같은 피해자를 도움으로써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간다. 이를 통해 스티븐 킹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하다. '폭력의 피해자들은 도움을 청하라. 그리하면 세상이 도와줄 것이다.'. 이 메세지를 쉽고 명료하게 전하는 것이 이 작품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는 언제나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이 작품 또한 러닝타임이 짧음에도 단조롭고 지루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매력만큼은 돋보인다. 언제 한번 스티븐 킹 영화 마라톤을 해볼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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