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eview

아가씨 (2016)

Joonki 2016. 6. 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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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봤다.


개인적으로 박찬욱 감독의 강점은 특유의 변태적인 시각에 있다고 생각한다. 복수 3부작에서 나타났듯이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날 것 그대로 꺼내어 구역질이 나지 않을 정도로만 다듬어서 보여준다. 이것이 내가 그를 좋아하고 그의 작품을 믿고 보는 가장 큰 이유이다. 여기에 미장센 또한 강렬하니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의 스타일은 이 작품에 고스란히 보여진다. 극 중 조진웅이 연기한 캐릭터의 변태적인 행태만 봐도 그렇다. 대중적으로 많이 어필이 되고 있는 선정적인 장면들은 미장센에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플롯이었다. 세 파트에 걸쳐 주연 개개인의 시각을 보여주며 점차 서사를 진행시키는 방식은 상당히 영리했다고 본다. 원작에서의 구성을 그대로 쓴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44분의 긴 러닝타임에 비해 서사가 장황하지 않아서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지울 수 없었고 자연스럽게 지루함으로 연결되었던 것 같다. 이러한 방식을 다른 작품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어떤 작품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작품 퀄리티에 비해 영화를 즐기면서 보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한번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하니 작품 감상보다는 선정적인 장면을 기다리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럴바엔 야동을 보고 말지'라고까지 느껴지진 않았지만 선정성이 몰입을 해치는 요소가 된 것은 분명했다.


결론적으로 작품성은 느껴지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던 것 같다. 돌이켜보니 미장센을 강점으로 한 작품을 재미있게 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


P.S.

엔딩 장면이 서비스컷이라는 비판은 타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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