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랍스터 (The Lobster, 2015)
콜린 파렐, 레이첼 와이즈 주연의 [더 랍스터]를 봤다.
솔로가 되면 45일동안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게 된다. 네이버 웹툰 '모태솔로수용소'와 유사한 설정인데 훨씬 심오하고 깊다.
이 작품엔 날선 풍자가 가득하다. 커플과 솔로로 나누어 솔로는 철저히 억압하는 시스템도 그렇고 커플의 장점을 마치 전체주의 사회처럼 주입시키려는 것도 재밌다. 굉장히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다른가? 억압을 넘어 차별의 시선이 보일 때도 많다. 다만 보기에 덜 자극적일 뿐이다.
커플 사회에 지친 주인공은 솔로 사회로 가게 되는데, 그 또한 자유롭지는 않다. 엄격한 규칙이 있고 제재가 있다. 생존을 위해 엄격한 규칙 아래 혼자 생활하는 모습에서 '삼포 세대'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런 소재가 한국에서 영화화되지 않은 것이 의아하기만 하다.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제는 사랑과 공통점의 관계이다. 극 중 인물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고 사랑하기 위해 공통점을 억지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를 위해 자기 자신을 해하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공통점이 많아서 사랑하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 맞추어 사랑하게 되는 것인지 의아해진다.
두 집단을 이분법적으로 나눈 이유는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해서다.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도 흥미로웠다. 열린 결말이지만 결말이 뭔지 짐작이 간다. 오랜만에 특이한 소재를 다룬 영화를 보게 되어 좋았다.
★★★☆
P.S.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토끼를 잡아다주는 모습은 사랑을 원시적으로 그리는 것 같아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