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 2015)
톰 크루즈의 대표 프렌차이즈인 미션 임파서블의 다섯번째 작품,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봤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특이하게도 속편이 나올 때마다 호평을 받는다. 속편을 찍어낼수록 혹평에 시달리다가 결국 폐기되는 여타 프렌차이즈들이랑은 급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이 시리즈는 자기 색깔이 분명한 편이다. 1편은 액션을 첨가한 첩보물이었으나, 속편이 나올수록 첩보물을 가장한 액션 블록버스터로 변모하였다. 이 작품도 그 색깔을 갖고 있지만 전작보다는 첩보물의 공식을 더 따르고 있다고 느껴졌다.
사실 이 작품에서 칭찬하고 싶은 점은 액션보단 각본이다. 완성도가 상당히 높고 스토리가 굉장히 촘촘하다. 영화가 무거워지지 않도록 유머를 적절히 섞은 것도 좋았고 관객을 속이는 장치도 마음에 들었다. 특히 오페라 극장씬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촘촘한 줄거리 때문에 다소 영화가 길게 느껴진다는 단점은 있었다.
굵직굵직한 액션씬이 많은 것도 큰 장점이라고 본다. 특히 초반에 나오는 비행기씬과 중반부의 다이빙 장면에서 톰 크루즈의 고집이 엿보인다. 블록버스터에 기대하는 볼거리를 제대로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동진 평론가도 말했듯, 이 작품을 독창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기존에 있었던 공식들을 참고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참신한 무언가를 찾기가 힘들다. 1년 후에 이 작품을 돌이켜본다면 앞서 언급한 몇 장면 빼고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차용한 레퍼런스들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재미를 더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고 본다. 어줍잖은 창작보다는 훌륭한 모방이 나을 때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세월이 지날수록 톰 크루즈에 대한 존경심이 커지고 있다. 매 작품마다 30대, 많아야 40대처럼 보이는데 올해 53세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액션씬에 스턴트를 안 쓰고 직접 소화하려는 의지가 작품에서도 느껴진다. 위키피디아를 보니 비행기씬은 1.5 km 상공에서 찍고 수중씬은 전문가에게 6분 동안 잠수하는 법을 익혀 롱테이크로 찍었다고 한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개인적으로 크게 실망했던 [잭 리처]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서 우려가 있었는데 기우였던 것 같다. 6편은 분명히 나올 것이고 기대도 많이 된다.
P.S.
처음으로 CGV 천호점 아이맥스관에서 봤는데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아무래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하지 않고 리마스터링하여 아이맥스관에서 상영한 모양인데, 마치 큰 화면에서 480p 화질로 보는 것 같았다.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화질이 안 좋아서 다소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