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 스피치 (The King's Speech, 2010)
콜린 퍼스 주연의 [킹스 스피치]를 봤다.
왕실을 다룬 이야기는 대부분이 재미있다. 기품 있고 절제되어 있는 모습이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엄 있는 모습과 특권을 부러워하기만 해봤지 그 왕이라는 칭호의 무게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 작품은 그 무게를 말더듬이라는 소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소재가 언젠가부터 작품의 주제 역할까지 하게된 것이다. 소재의 비중을 맥거핀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다루는 것은 거의 처음 보는 것 같다. 여기에서 이 작품의 각본은 정말 실패하기가 힘든 완성도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물론 알려진 사실을 그대로 옮겨담은 것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앞서 말했듯 말더듬이라는 소재는 주인공 조지 6세의 과거와 현재를 대변한다. 결국 이를 교정하는 것은 비단 병을 고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체를 치유하는 것으로 비유한다고 볼 수 있다. 각본이 훌륭하다고 느꼈던 이유는 이러한 비유를 작품을 보는 동안 깨달을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특히 콜린 퍼스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도 그랬듯 클래식한 영국 신사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준다. 내면 연기 또한 굉장하고 콜린 퍼스가 아닌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조지 6세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후반부에서의 연출 또한 인상 깊었다. 특히 롱샷으로 위압감을 표현한다거나 주인공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잡아 긴장을 표현하는 카메라 구도는 상당히 효과적이었다고 느껴졌다.
이 작품은 보길 정말 잘한 것 같고 나중에 한번 더 보고 싶다. 영화를 시간 가는줄 모르고 본 것은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다.